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전자 기업들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자동차 전자 장치 사업에 진격하기 위해 ‘CES 2023’에서 첫 전시 부스를 꾸린 LG이노텍의 행보도 괄목할 만하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두고 LG그룹 전자 계열사인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 등이 첨단 기술 소개에 나섰다.
특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10년 OLED 명가(名家)로서의 지위를 올해에도 이어나가고 있다. 이날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설자로 참석해 세계 최대인 97형 ‘올레드TV’ 신제품 출시를 알렸다. 조 사장은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올레드 TV를 2013년 처음 시작했고 지금은 사람들의 TV 시청 경험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며 “올해 LG 올레드TV 10주년을 맞이했고 이제는 또 다른 10년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며, 우리는 그 혁신을 통해 세상을 미소 짓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올레드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차세대 제품도 전시해 눈길을 끈다. 우선 LG전자는 CES 전시관 입구에 260장의 사이니지를 이어 붙인 ‘올레드 지평선’을 공개했다. 한쪽 벽면에서 사하라사막, 세렝게티 국립공원, 북극 빙하의 모습을 초고화질 화면에 펼치면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LG전자는 CES 2023 ‘최고혁신상’을 받은 투명 올레드 제품 ‘올레드 T’, 액자처럼 벽에 걸어 그림을 감상하며 에어컨으로도 쓸 수 있는 아트쿨 갤러리 등 기존 틀을 깬 TV 제품도 대거 전시했다.
OLED TV 패널 시장 선두 주자인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신기술인 ‘메타(META)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3세대 OLED TV용 패널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신제품은 지난 세대보다 화면 밝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화질을 대폭 개선한 점이 포인트다. LG디스플레이는 초미세 렌즈인 마이크로렌즈어레이(MLA) 기술을 개발해 그간 내부 반사로 인해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빛들을 밖으로 방출하도록 했다. 전 세대 제품보다 화면 밝기가 60%, 에너지 효율은 22% 개선됐다.
메타 테크놀로지를 구현하려면 공정이 늘어나야 해서 원가 상승을 피할 수는 없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자신 있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김한섭 LG디스플레이 전무는 “노광 공정을 위해 마스크가 더 들어가는 것 외에는 원가적 측면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메타 기술로 만든 패널을 최상위 TV에 적용할 것이기 때문에 가격은 증가하겠지만 적정 수준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 외에도 게이밍 모니터, 360도로 접히는 중소형 폴더블 OLED,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에 활용되는 올레도스(OLEDoS) 등 자체 OLED 기술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했다.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자동차 시장에서 LG그룹의 도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LG그룹의 전자부품 기업 LG이노텍은 CES 전시회에 처음으로 전시 부스를 운영한다. LG이노텍은 전시관 대부분을 전장 사업 소개에 집중했다. 아예 부스 중앙에 대형 자동차 모형을 설치하고 각 요소에 필요한 LG이노텍의 16개 전장 부품을 총망라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장에 마련한 ‘오토모티브 솔루션 존’에서는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다양한 전자 부품들을 전시했다. 주행 상황을 인지하는 데 필수인 첨단 카메라 모듈, 물체의 방향·속도·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 모듈 등 센서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번 CES에서는 카메라 모듈과 레이더 기술을 결합해 각종 악조건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센서 퓨전’ 제품이 처음 소개되기도 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미국 퀄컴, 네덜란드 NXP와 협업한 전장 부품 성과물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