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5G’와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의 기술 고도화가 ICT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알뜰폰’ 시장 확대로 변화를 맞는 통신 업계와 ‘콘솔’ 시장을 정조준한 게임업계의 새로운 도전도 2023년 ICT 업계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대세화 원년 맞는 ‘5G’=2023년은 5G 대세화 원년이 될 전망이다. 2022년 말 5G 가입자는 2791만 명으로 휴대전화 기준 가입자 중 56.9%를 기록했다. 올해는 70% 돌파가 유력하다. 2022년 말 기준 통신 3사 5G 서비스 범위가 2021년보다 74.4% 늘어났고, 전국 85개 시 및 주요 읍·면 옥외 지역 대부분에 5G 망이 구축됐다.
5G가 이동통신 표준으로 자리잡으며 다양한 요금제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지난해 6만 원 내외의 24~31GB 중간요금제가 출시된 데 이어 올해는 50GB 내외 중간요금제 신설 가능성이 높다. 제4통신사의 등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과기정통부는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가 5G 28㎓ 대역 주파수를 반납한 데 따라 이 대역 신규 사업자를 모집한다. 1월 내 신규사업자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 공개할 계획이다.
◇쑥쑥 크는 ‘알뜰폰’ 시장=알뜰폰 업계는 올해에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2010년 9월 도입된 뒤 2015년 가입자 500만 명을 넘어섰고 2021년 1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가입자는 1246만 명으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장악해 온 이동통신 시장에서 16.3%라는 의미있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 알뜰폰 사업자 등장과 정부의 지속적인 알뜰폰 활성화 정책은 시장 확장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이달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알뜰폰 서비스 ‘토스모바일’을 출시한다. 알뜰폰사가 SK텔레콤에 납부하는 데이터 도매대가는 20% 인하된다. 알뜰폰사들이 더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AI’ 고도화 통한 신사업 확장=플랫폼 업계는 기존 검색포털·메신저를 넘어 AI 기반의 신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네이버클라우드, 클로바, 웍스모바일, 파파고, 웨일 등 그룹의 AI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다. 플랫폼 경쟁력이 없는 해외에서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승부보겠다는 것이다. 다른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AI, 로봇, 클라우드를 결합한 스마트빌딩 구현(디지털트윈) 기술 ‘아크’의 상용화를 확대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관심을 보인 아크를 통해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도 추진한다. 카카오(035720)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AI 기반 의료 서비스인 디지털 헬스케어 선점에 나선다. 카카오브레인은 차세대 고성능 AI인 초거대 AI를 활용해 흉부 엑스레이 판독문 초안을 자동 작성해주는 서비스를, 카카오헬스케어도 개인 맞춤 의료를 보조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
◇자체 ‘IDC’ 확보 본격화=지난해 10월 카카오 서비스 장애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카카오는 물론 네이버도 자체 IDC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선다. 우선 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두 번째 IDC ‘각 세종’이 준공된다.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둘 수 있고 신사옥에 적용한 스마트빌딩 기술을 적용해 서버 관리 효율을 높인다. 12만 대의 서버를 둘 수 있는 카카오 첫 자체 IDC도 내년 안산시에 준공된다. 무선전원공급장치(UPS)와 배터리를 분리해 화재에도 서버 운영이 가능토록 하고, 불이 날 경우 발화 구역을 외부와 차단해 3중으로 진화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경기 시흥시의 제2 IDC도 내년 착공 예정이다. 카카오는 향후 5년 간 서비스 안정성 강화를 위한 투자 규모를 지난 5년 대비 3배 늘린다.
◇게임사, ‘콘솔’ 시장 정조준=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부터 콘솔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이달 12일 넥슨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를 시작으로 엔씨소프트 ‘TL’, 네오위즈 ‘P의 거짓’ 등 기대작이 연이어 쏟아질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북미·유럽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지난 수 년간 콘솔 게임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이 지난 2017년 한한령 이후 사실상 봉쇄되면서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로스트아크’ 등 한국산 게임 7종을 대상으로 외자 판호를 발급하면서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재진출과 서구권 시장 개척에 동시에 성공할 경우 현재 최대 3조 원(넥슨) 수준에서 정체된 매출이 ‘퀀텀 점프’ 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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