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경제계가 경제인 사면의 군불 때기에 들어갔다. 경제단체 별로 특별사면을 건의하기 위한 명단 작성 작업을 시작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 단체 공동 명의로 기업인 특별사면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의견 수렴을 마친 상태다. 대한상의는 의견을 취합해 사면 건의 기업인 명단을 최종 검토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사면 건의 명단에는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005930) 미래전략실장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때에도 거론됐던 인물들이다.
박 회장은 2018년 11월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아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은 횡령 등 혐의로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벌금 1억 원이 확정됐다.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올해 3월 형기가 만료됐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취업제한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건설 업계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과 원자재 값 폭등, 미분양까지 겹쳐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박 회장이 부영그룹의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도 언급된다. 이 전 회장은 형기(3년)을 다 채우고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했지만 아직 취업 제한 신분이다. 일각에서는 태광그룹이 전날 2032년까지 10년간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와 금융·서비스 부문에 총 12조 원을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 전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 경제 단체 관계자는 “경제위기를 생각할 때 기업인들의 사면과 복권은 곧 민생 문제”라며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정치인뿐 아니라 경제인들에게도 사면과 복권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할 계획이다. 사면심사위는 특사 건의 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사면 대상자는 27일 열릴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거쳐 28일 0시에 사면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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