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가계 소비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득이 적거나 집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일수록 소비를 크게 줄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취약계층일수록 필수적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7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작성한 ‘금리 상승시 소비 감소의 이질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원리금상환비율(DSR)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전체 가구의 연간 소비는 평균적으로 0.37%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형적인 취약계층으로 인식되는 고부채·저소득, 고부채·비(非)자사 가구의 소비 제약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많은 저소득 가구는 DSR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소비가 0.47% 감소했다. 저소득층은 필수재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질적인 측면에서 소비위축 충격이 고부채이면서 중·고소득 가구보다 큰 것으로 평가된다.
부채를 고려하지 않고 소득 기준만 감안했을 땐 저소득 가구(-0.28%)보다 중·고소득 가구(-0.42%)의 소비가 더 크게 위축됐다. 저소득층은 추가적인 소비 감축이 어려운 반면 중산층 이상은 재량적 소비 비중이 높아 소비조정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부채가 많으면서도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는 DSR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소비가 0.42% 감소해 다른 가구보다 소비위축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 금융부담이 가중될 경우 고부채·저소득 등 전형적인 취약 계층의 소비가 필수적 소비를 중심으로, 중산층 이상은 재량적 소비를 중심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태희 한은 조사국 과장은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를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은 금융안정뿐만 아니라 소비 평활화를 통한 경기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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