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의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16일 오후 2시 36분 기준 전일 종가보다 4.10% 오른 58만 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은 27만 192주에 달한다. 특히 외국계증권사인 씨티그룹과 제이피모건, CLSA 등이 매수 상위에 오르는 등 외국인이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LG화학의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 ‘LB5464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후보물질은 2020년 9월 FDA로부터 ‘LEPR(렙틴 수용체) 결핍증’에 쓸 수 있는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된 바 있다. LEPR 결핍증과 POMC 결핍증 둘 다 희귀 유전성 비만 질환이다.
LG화학의 비만 신약은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유일한 경구용 제제다. 식욕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의 작용 경로를 표적하는 치료제다. 포만감 신호를 전달하는 MC4R 단백질에 바로 작용해 식욕 억제를 유도하는 제품으로, 하루 한 번씩 먹으면 된다.
전 세계적으로 유전성 비만 치료제 중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은 리듬파마슈티컬스의 ‘임시브리’다. 유전자 검사에서 POMC, 프로단백질 전환효소 서브틸리신·켁신 1형(PCSK1) 또는 LEPR 결핍으로 인한 6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비만증 환자들의 체중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용도로 허가받았다. 다만 주사제의 특성상 부작용으로 주사부위 반응, 피부 과다색소침착 및 구역 등이 관찰됐다.
LG화학의 신약과 비슷한 기전인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REGN4461 역시 주사제다. MC4R을 타깃으로 LERP 작용제를 개발하고 있다.
LG화학은 유전적 결함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LB54640의 미국 임상 1상을 최근 완료해 연내 구체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부터 LEPR 또는 POMC 결핍증 유전성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2·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LG화학은 7년간 미국시장 판매 독점권,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 지원 및 세금 감면, 개발 관련 사전 상담 지원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에 따르면 유전성 비만 치료제 미국 시장은 2022년 360억 원(2800만 달러) 규모에서 유전자 진단검사 기술 발전 및 대중화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2028년 1조 원(8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구 3억 명중 550만 명(1.7%)이 심각한 과체중 환자로 보고되고 있고, 상당수가 MC4R 작용경로 등에 결함이 있어 배부름 느끼지 못하고 섭취를 지속하는 경우로 추정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지금은 삭센다 같은 GLP-1 수용체 효능제가 비만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MC4R 경로를 조절하는 기전도 유망하게 보고 있다”면서 “2020년 최초로 FDA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나오면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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