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물가 상승 심리(기대 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인기는 없더라도 금리 인상의 신호를 줘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통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경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 그때그때 조율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하면 취약 계층 등을 중심으로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면 소비가 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금리 인상을 통해 기대 심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불가피한 선별적 보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총량이 굉장히 커 물가에 영향을 준다면 정책 당국과 얘기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조절할지 한은도 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규모 추경이 물가를 다시 들썩이게 할 경우 한은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회 기재위는 청문회 직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후보자는 이르면 21일 한은 총재에 공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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