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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민간이 혁신 주체인 이스라엘에게 배우자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지난달 말까지 한국 주식시장은 전세계 선두권이었는데, 한국 외에 강세인 국가는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증시 지수 중 하나인 ‘텔아비브 메인 125’는 올해 28% 올랐다.

이스라엘 인구는 1000만 명으로 한국의 5분의 1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5300억 달러로 4분의 1에 불과하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3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이스라엘은 400조 원 정도다. 무엇보다 늘 전쟁과 테러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경제와 주식시장은 선진국으로 인정 받는다. 이스라엘은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하는 MSCI 기준 선진국에 이미 2009년 편입된 극소수 국가 중 하나다. 이 나라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이스라엘 경제도 2차 세계대전 이후 굴곡이 많았다. 초기에는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많이 도입했다. 그러다 80년대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후 개혁을 통해 지금의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 2000년 이후 많은 선진국들이 정부지출과 부채를 늘릴 때 이스라엘은 허리띠를 졸라 맸다. 재정지출을 줄이고, 공공부채는 감축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제와 주식시장의 힘은 벤처에 있다. 이스라엘은 GDP 6%에 달하는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지출한다. 전세계 평균의 2배 정도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고 혁신적인 벤처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연 5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이 창업한다. 이 가운데 계속 성장하는 기업들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또 망하는 셈이다. 살아남은 기업들 가운데 80%는 다국적기업에 인수합병(M&A)된다. 나머지 20%는 이스라일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이스라엘 주식시장에서 금융(32%)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테크(14%) 분야다. 그 근간에는 방위산업이 있다. 이스라엘이 중동 주변 국가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개발한 아이언 돔(단거리 이동식 방공 미사일 요격 시스템)기술이 항공교통 시스템,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으로까지 확장됐다. AI 경쟁력은 현재 이재명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세계 3위권이다.

전쟁과 테러 속에서도 혁신과 지속 성장을 보여주는 이스라엘에게 배울 교훈이 있다. 우선, 혁신의 주체가 민간이라는 사실이다. 정부 지원이 토양을 만들지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민간이다. 다음으로는 주식시장과 경제 성장의 핵심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치열하게 경쟁해서 생존한 기업들이 쟁취할 수 있어야 한다. 갈수록 소프트웨어 파워가 커지는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신규 창업이 늘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기적으로 서비스·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부자감세’라는 논란 속에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일부 세제 개혁조치가 후퇴했다. 안타깝다. 배당은 은행 이자와는 달리 주주들이 위험을 무릅쓴 데 따른 보상이다. 부자들에 대해서도 위험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혁신에 투자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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