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미 백악관이 10일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두 정상이 회동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식량 및 물자의 글로벌 공급 불안정 완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민주주의 확보와 글로벌 경제 강화 방안 등도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정상 간 회동은 같은 날 열릴 각국 외교·국방 장관으로 구성된 ‘2+2 회의’에 앞서 진행된다.
이번 회동은 미국이 국제사회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창설된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회원국이지만 동시에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가 매우 높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7~2021년 사이 인도가 수입한 무기의 절반 가량은 러시아산 무기다.인도는 지난해 12월에도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러시아산 방공 시스템을 구매한 바 있다.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배제하기 위한 투표에서도 인도는 연이어 기권표를 던졌다. 지난달 2일 유엔총회에서 실시된 러시아 규탄 결의안 투표에 이어 지난 8일 있었던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정지 결의안 투표에서도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인도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하라는 압력을 가하는 중에도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지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인도가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최소 130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이유로 러시아는 최근 인도와 유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인구 대국이자 세계 개발도상국에 큰 영향력을 가진 인도가 자국 비난에 나서지 않고 제재 대열에도 참여하지 않는 점을 기회로 삼은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은 이번 회동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도의 제재 동참과 협조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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