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도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이 증가한 데다 비(非)은행 비중 확대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비이자 이익이 지난해보다 65%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뒤 콘퍼런스콜에 참석해 역대 최대 수준의 주당 배당금액을 지급한다면서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9일 우리금융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98% 급증한 2조 587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0년(1조 3073억 원)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설립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비용 관리를 한 결과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룹 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16.5% 늘어난 6조 9857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중소기업 중심의 견조한 대출과 저비용성 예금 증대 노력으로 수익 구조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취급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0조 384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2% 증가했다. 특히 비이자 이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전년보다 65.2% 증가한 1조 35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비중이 커지면서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 3755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약 74%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지난해 201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67%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138.3% 증가한 14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종합금융은 80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은 강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우리금융은 주주가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 배당성향을 25.30%로 높이고 중간배당 150원을 포함한 주당 배당금액을 역대 최대 수준인 900원으로 정했다. 이로써 우리금융 배당성향과 주당 배당금은 2019년 27%(700원)→2020년 19.89%(360원)에서 25.30%(900원)로 회복됐다. 특히 손 회장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이날 열린 비대면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통상 콘퍼런스콜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관한다는 점에서 그룹 회장이 직접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그룹에 대한 높은 성장 기대감을 확신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자본 적정성 유지 범위 내에서 다양한 주주환원정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견조해진 펀더멘털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과 지속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면서 “디지털 혁신과 ESG 경영을 통한 사회 공헌 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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