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중 850만 명에게 적용된 보험료 한시 할인을 종료할지 말지 협의하고 있다. 한시 할인이 종료되면 2017년 4월 이후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가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실손보험 보험료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를 건의했다. 안정화 할인이란 2017년 4월부터 팔리기 시작한 3세대 신(新)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분만큼 3세대 실손보험료를 9.9% 할인해주는 내용이다. 2019년 말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의 협의에 따라 2020년 1년 간 한시 적용 예정이었으나 해를 넘겨 올해도 적용됐다.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를 합쳐 85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고 있다.
2019년 말 당시 3세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01%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지만 올해 9월 말 기준 112%까지 올라갔다. 위험보험료(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 등을 제외하고 보험금 지급에 쓰이는 몫) 1만원을 받아 1만 1,2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보험 업계는 사실상 적자 상태인 3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안정화 할인을 유지하는 건 보험사들이 과도한 부담을 짊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안정화 할인에 따른 보험료 할인 규모는 한해 약 1,300억 원 수준이다.
보험 업계의 건의대로 안정화 할인이 종료된다면 내년 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률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현재까지 연령 상승에 따른 상향 조정 이외에 일괄 보험료율 인상은 없었다.
문제는 안정화 할인이 전체적으로 종료되면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도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9월 말 현재 40%에 불과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안정화 할인 종료와 관련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번 주 1~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평균 인상률 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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