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미국 측으로부터 의전 홀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가 아닌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묵는 것과 관련 "같은 등급의 공식 실무 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문재인 전 대통령, 실무 방문(Working Visit)이었던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빈 방문(State Visit)이었던 이명박·윤석열 전 대통령 모두 방문 형식을 불문하고 블레어하우스에서 묵도록 미국 측이 예우했던 전례와 극명히 대비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가 잠잠할 뿐만 아니라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미국 주류 언론들의 주목도도 낮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이번 방미에는 이례적 장면이 이어졌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한일 정상회담 배석을 건너뛰고 급히 미국으로 향했고, 대통령실 비서실장·정책실장·국가안보실장까지 총출동했다. 이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 통상 안보 협상에서 중요한 키는 '기승전 대(對)중국'"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 직전 중국에 특사단을 파견한 것을 두고 "양다리 외교는 결국 미중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는 자충수"라고 꼬집었다.
최보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을 맞이한 이는 미국 국무부 부의전장과 군 대령뿐이었고 미국 의전의 총책임자인 의전장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 방미는 그 모든 전례와 달리 '최저 수준의 의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대한민국의 국격은 도대체 어디로 갔나"며 "첫 미국 순방부터 드러난 외교 결례는 외교·의전 경험이 전혀 없는 캠프 출신 인사들에게 대통령 의전을 맡긴 결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과 열흘 전 미국은 푸틴을 맞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 나와 영접했고, 전투기까지 띄우는 초특급 의전을 연출했다"며 "그런데 동맹국 한국 대통령의 첫 방미는 부의전장 영접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정상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협상력의 한계를 드러낸 이번 장면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며 "참으로 개운치 않은 의전 홀대"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방미 기간 숙소로 블레어하우스 대신 백악관 인근 호텔을 택한 이유는 블레어하우스가 현재 수리 중이어서 숙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환영 만찬이 없는 것을 두고도 홀대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공식 실무 방문으로 미국을 찾을 경우에는 백악관 환영 만찬이 생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번 순방의 최대 관건인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예정돼 있다. 백악관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본격 회담에 앞서 양국 언론을 대상으로 한 약식 질의응답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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