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백신 접종과 소비 개선 등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회복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향후 미국경제는 고용 개선세, 축적된 소비여력 등에 힘입어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7월 소매 판매는 1.1% 감소했으나 산업 생산은 0.9% 증가했다. 그동안 공급 차질 문제를 겪었던 자동차 생산이 전월 대비 11.2% 증가하면서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도 경제활동 재개로 전월 대비 94만 3,000명이 증가했고, 실업률도 5.4%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서비스 회복 지연, 글로벌 공급차질 해소시점 이연 등 리스크 요인이 잠재하고 있지만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 지역도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방역 조치도 크게 완화되면서 회복 흐름이 빨라지는 양상이다. 2분기 유로 지역 성장률은 2.0%로 당초 예상치(1.4%)를 웃돌았다. 소매 판매가 두 달 연속 증가했고, 실업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경제회복기금 등이 집행되면서 향후 소비를 중심으로 유로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일본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방역 조치가 지속되면서 회복 흐름이 미약한 상황이다. 2분기 성장률은 설비투자 증가로 0.3%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민간소비도 0.8% 증가에 그쳤다. 백신 접종으로 소비 개선이 이뤄지면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코로나19가 여전한 변수로 남아 있다.
중국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기업 규제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태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발생 도시의 이동을 제한하는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강력한 봉쇄 조치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소매 판매 증가세가 6월 12.1%에서 7월 8.5%로 한 자릿수도 둔화됐다. 7월 중국의 기업심리지수(PMI)도 50.4로 기준치(50)를 넘었으나 전월(50.9%)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다만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재정집행 여력과 고용 개선세 등을 봤을 때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요 투자은행(IB)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올해 8%대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성장률을 8.6%에서 8.3%로 조정했고, JP모건도 8.9%에서 8.7%로 낮춰 잡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