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들이 8월 들어서자마자 꿈틀대고 있다. 바이오 대표 종목들은 지난해 말 대비 주가가 20~40% 하락하며 오랫동안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2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전일보다 15.54%(2만 6,500원) 오른 19만 7,000원에 마감하며 장 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바이오팜(326030)은 전일 대비 4.2%(5,000원) 오른 12만 4,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셀트리온(068270)(3.94%), 셀트리온제약(068760)(4.82%),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4.93%),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2.58%), 씨젠(096530)(2.71%), 한미사이언스(008930)(1.67%)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바이오주는 지난해 급등하며 국내 증시를 견인했다. 진단 키트 관련 수혜주와 백신·치료제 관련 종목들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과 치료제 개발 실패 등으로 기대감이 줄었고 모멘텀이 사라지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바이오주들은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 반등을 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분기 매출은 1,4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7.2% 늘었다. 영업이익은 662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2분기 매출액 4,122억 원, 영업이익 1,6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05.7% 늘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투자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1,395억 원 매수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1,145억 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512억 원,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를 각각 507억 원, 496억 원씩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개발 중인 신약과 백신 등의 효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노바백스 등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승인된다면 수요가 급증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내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회사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코로나19 자체 백신의 국내 1상 결과와 3상 승인 여부 결정 등 개발 모멘텀이 있다”며 “자체 백신은 내년 실적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 5월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완제품(DP) 위탁 생산을 계약한 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 증설을 발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글로벌 유통 채널망을 갖추며 자체 개발 신약 외에도 적극적인 신약 도입을 통해 그룹사 내에서 신약 판매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것처럼 충분히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며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