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는 견해가 점점 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앞으로 더 오를 주식이 무엇인지 잘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면에서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업 주식은 분명 눈여겨볼 대상이다.
전통적인 주주자본주의는 기업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업에 전념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ESG 경영은 이익 추구라는 목표 외에도 기후 변화, 고용 차별, 대주주의 권력 남용 등의 문제 개선에 중점을 둔다.
이러한 ESG 기업에 투자하기에 앞서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ESG 투자는 이 지표가 우수한 기업은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소비자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친환경적인 제품이나 윤리적인 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살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선한 의도를 정말로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안다. 일부 기업이 ESG 평가를 잘 받으려 신경 쓰다가 정작 중요한 기업 혁신을 소홀히 해 주가가 폭락한 사례도 종종 보도된다. 어떤 형태의 투자도 기부 활동과는 다르다.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주가가 오를 리 없고 주가가 떨어지는 기업에 자기 돈을 갖다 바칠 투자자는 없다.
ESG 기준이 기관마다 제각각이어서 투자자가 평가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다우존스·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블룸버그, 국내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서스틴베스트·대신경제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이 평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ESG가 비정량적인 특성이다 보니 기관마다 평가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경험이 쌓이면 개선될 문제로 보이지만 당분간 투자자의 자체 평가 역량에 따라 투자 성적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ESG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많다. 유럽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산업별 육성과 규제에 관한 세부 정책을 내놓았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면서 환경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들어 국민연금이 ESG를 투자의 핵심 원칙으로 삼겠다고 공표했다.
정부 정책을 따르는 자금이 유입되면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다. 지난 2020년 글로벌 자산 운용 시장의 크기는 약 100조 달러인데 이 중에서 명확하게 ESG 투자로 분류되는 펀드의 자금은 아직 1조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한편 2019년 이후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크게 빠졌지만 ESG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유입 속도는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ESG 펀드로의 자금 이동이 이제 막 시작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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