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억눌렸던 보복소비가 폭발하면서 백화점 업계의 올 1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명품 매출 급증에 마진이 높은 의류 매출이 살아나면서 코로나19 기저 효과를 넘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3% 증가했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32억 원으로 52% 늘었다.
특히 면세점을 제외한 백화점 별도 순매출은 4,974억 원으로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년 대비 26.7%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4,771억 원과 비교해도 4%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문을 연 '더현대서울'을 비롯해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스페이스원 등 3개의 신규점을 오픈한 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더현대서울은 연일 수 만 명이 찾으면서 첫 한 달 매출만 1,000억 원 이상을 거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규점 오픈과 패션 상품군의 소비 회복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뿐만 아니라 신세계(004170)와 롯데도 올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명품 비중이 높은 신세계백화점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역대 1분기 중 가장 높은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업계의 호실적은 올해 초부터 백신 접종과 맞물려 소비 심리가 풀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저효과가 본격화된 덕분이다. 명품에서 시작된 보복 소비는 가전, 가구, 의류 등 전반으로 확산되며 백화점을 향했다. 실제 지난 4월 진행된 백화점 3사의 봄 정기세일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45% 증가한 것은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5% 이상 뛰었다.
특히 날이 풀리면서 외출이 늘자 고마진 상품군인 의류 매출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익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봄 정기세일에서 여성 패션 상품군의 매출은 각각 현대 48%, 신세계 45%, 롯데 3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백신 보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 패턴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당분가 개선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최근 백화점에서 연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실적 회복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일 이후 본점 식품관 직원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자 지난 3일 식품관 영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에는 본점 전체를 휴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관련 확진자는 12명으로 늘었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에서도 지난 3~4일 직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방역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모처럼 올라온 소비심리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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