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7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한 수출이 이달에도 부진한 성적표로 출발했다. 반도체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하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36억달러(잠정치·통관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감소했다. 5월(-6.4%)과 6월(-16.6%)에 비해 1~10일 수출액 감소 폭이 축소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조업일수의 영향이었다. 이달 1~10일의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보다 하루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일 평균 수출액은 16억달러로 지난해(18억6,000만달러)보다 14.0%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은 탓이다. 이달 초 반도체 수출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25.0% 급감하면서 수출이 8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선박(-16.9%)과 석유제품(-3.0%) 등도 감소했고 승용차(24.2%)와 무선통신기기(18.9%), 가전제품(54.6%) 등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중국으로의 수출이 -13.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줄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년 동기보다 24.1%나 감소했다. 지난 2009년 5월(-25.6%) 이후 최대 폭이다. 일본으로의 수출은 16.1% 늘었고 미국과 베트남 수출도 각각 11.2%, 14.5% 증가했다.
1~10일 수입액은 15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0% 늘었다. 품목별로 반도체(19.5%), 기계류(0.3%), 승용차(22.6%) 등의 수입은 증가했고 원유(-24.4%), 가스(-11.2%), 반도체 제조용 장비(-32.5%) 등은 줄었다. 최근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하고 있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1.9% 감소했다. 관세청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아직 우리나라 수입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반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우리나라의 하반기 수출 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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