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어렵다고 비용 절감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던 분이 정작 1년만 일하고 3년 수준 급여를 받아갔다고 하니 속이 상합니다.”
김종호(사진) 금호타이어(073240) 전 회장의 고액 보수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채권단을 대리해 경영을 총괄한 인물이다. 근무 기간은 지난해 1년인데 올해 추가로 2년치 이상의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2일 금호타이어의 201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김 전 회장(대표이사)의 보수총액은7억7,400만원이다. 김 전 대표는 근로소득으로 4억8,200만원, 퇴직금으로 2억9,200만원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전 대표는 독특하게 ‘보수총액에 포함되지 않는 보수’라는 명목으로 16억7,700만원을 연내 받아갈 예정으로 기록돼 있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10월 당시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를 대표해 KDB산업은행이 추천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금호타이어의 금호아시아나로부터 계열분리나 지난해 4월 더블스타로의 매각 등의 전 과정에서 금호타이어를 책임졌다. 이후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진 사임했다. 근무 기간으로 보면 1년여다. 그런데 보수는 별도로 추가로 올해 또 지급될 예정이다. 퇴직금을 제외한 급여(4억8,200만원) 기준으로 보면 일하지 않고 3년치의 보수를 받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에서 김 전 회장을 영입할 당시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3년치의 급여를 모두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올해 추가로 비용을 지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김 전 회장을 영입하면서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서 대표이사였던 이한섭 사장(16억원) 기준으로 맞춰주겠다고 계약했을 수도 있다”며 “매각 성공시 스톡옵션처럼 지급을 약정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금호타이어 임직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7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816억원에 이른다. 더블스타로 인수 이후 영업손실이 대폭 줄었다고 하지만 재무개선 작업 과정에서 영업외손익이 급증하면서 당기순손실은 오히려 63.3%나 급증했다. 더블스타로 인수 후에도 경영 정상화 과정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말에는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도 진행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종호 전 회장이 회사가 어려움을 겪던 과정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해 더블스타로부터 자본 유치를 이끌었지만, 경영정상화 부진을 책임지고 사퇴한 만큼 산은에서도 추가 보수 지급 부분에 대해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넘어간 이후 김종호 전 대표가 더블스타와 별도로 연봉 계약을 해서 추가 보수는 산은과는 관계가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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