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반점을 포함해 색깔 있는 알을 낳는 것이 공룡에게서 직접 물려받은 특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써 새와 공룡의 공통점이 목과 가슴 사이의 V형 뼈와 깃털 이외에도 한 가지가 더 늘어나게 됐다.
미국 예일대학의 고생물학자 재스미너 위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8종의 공룡 알 껍데기 화석에 레이저를 쏘아 색소를 검출한 결과, 현대 조류와 새의 조상인 공룡그룹의 알에서 ‘프로토포르피린 Ⅸ’로 불리는 황토색 색소와 ‘빌리베르딘 5’라는 청록색 색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레이저를 쏘아 분자의 진동수를 구하는 라만분광법으로 알려진 기술을 응용해, 다른 분자로부터 색소를 검출하는 방법으로 색소를 알 껍데기의 같은 깊이에서 검출했다고 설명했다. 위먼 박사는 색깔 있는 알을 낳은 공룡 중에는 7,500만년 전 현재의 몽골에 서식했던 벨로키랍토르도 포함돼 있다며 “이는 알의 색깔이 진화한 과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조류학자들은 새가 색깔 있는 알을 낳는 것이 공룡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새로 진화한 다음에야 생긴 특징으로 간주해 왔으며, 지구상 생물 중 색깔 있는 알을 낳는 동물은 조류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뱀이나 거북 등 파충류는 흰색 알만 낳는다. 연구팀은 공룡이 개활지에 알 둥지를 만들면서 알이 약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색깔이 있는 알을 낳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런 특성이 새에게 이어진 것으로 보았다. 알을 진흙 등으로 덮어 보관하는 공룡종은 알에서 색소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룡이 색깔 있는 알을 낳는다는 것은 지난 2015년 위먼 박사가 ‘알 도둑’이란 별명을 가진 백악기 후기 공룡 ‘오비랍토르’의 알에서 청록색과 적색 색소의 존재를 보고하면서 처음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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