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올레핀과 폴리올레핀과 같은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은 2021년까지 총 2조 7,000억원을 들여 폴리에틸렌 75만톤과 폴리프로필렌 4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NCC는 납사를 투입해 각종 플라스틱 소재가 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하지만 현대케미칼의 HPC는 납사를 최소로 넣는 대신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원가를 낮췄다. 특히 납사보다 20% 이상 저렴한 탈황중질유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개 정유사만 생산하는 희소가치가 높은 원료로 꼽힌다. 경유와 벙커C유 중간 성상의 반제품으로 불순물이 적은 편이라 가동 단계에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케미칼은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6년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 생산 공장을 가동하며 아로마틱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앞서 지난 2014년에는 글로벌 정유업체인 쉘과 합작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 공장을 돌리며 윤활기유 사업에, 지난 2월부터는 OCI와 합작한 현대오씨아이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카본블랙 사업에 각각 진출했다. 2013년에는 울산신항 매립지에 총 28만kl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현대오일터미널을 설립, 국내 정유사 최초로 상업용 터미널사업을 시작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석유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2015년 이전 10% 미만에 머물던 비정유부문 비중은 2017년 30%대까지 높아졌는데, HPC가 본격 가동되는 2022년에는 45% 이상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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