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하면 안 되는 얘기가 세 가지 있다. 돈(money)·사랑(love)·죽음(dying)이다. 이 세 가지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중요하다. 100세까지 살아가는 우리 세대는 누구도 돈에 대한 고민을 비켜 갈 수 없다. 그만큼 돈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많고 그것이 돈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사실 금융교육과 투자교육도 돈 교육이다. 돈 교육에서 배움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습관과 태도로 익혀 실천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습관과 태도는 어떻게 형성됐을까? 김승기 정신분석 전문의는 ‘어른들의 사춘기’에서 ‘현재라는 탈을 쓴 과거’라 표현하면서 우리가 하는 습관과 태도는 다섯 살 이전의 가정환경으로부터 형성돼 어른이 된 지금의 습관과 태도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금융과 투자도 어린 시절 가정환경으로부터 영향받는다. 그럼 지금 우리의 금융과 투자에 대한 습관과 태도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가정 다음으로 학교에서 금융과 투자를 충분히 몸에 밸 수 있도록 교육받았는지도 생각해보자. 세미나장에서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등 그 많은 선생님과 교수님들한테서 돈에 대해서 교육받았나요”라고 질문해보고는 한다. 그러면 대부분이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투자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면서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다. 그럼 투자의 대상은 원금 손실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큰 수익도 가능하지만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내가 예측한 것과 거꾸로 갈 때 무리한 투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당연히 투자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과 최대 손실의 경우 손해율을 가늠해야 한다. 그리고 거꾸로 갈 때 치명적이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투자 모습은 이와 다르다. 나는 성공할 수 있는 합리적·이성적·논리적 분석가이며 적당한 시기에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 대상의 최후 참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마지막이라 여겨 모든 자금을 넣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그것도 새로운 투자처마다 같은 습관과 태도를 반복하고는 한다. 우리가 그렇게도 믿고 있는 합리적·이성적·논리적인 사고는 결코 습관과 태도를 이길 수 없다.
핵심 투자방법은 그것이 지속 가능한 투자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이어야 한다. 그 방법은 습관과 태도로 계속할 수 있느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필자는 투자자가 가진 투자의 습관과 태도를 믿지 말라고 한다. 오히려 실천 중심의 핵심 투자방법을 기준값으로 정해두고 실행을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말한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을 보면서 한국 사람의 투자를 대하는 습관과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한국 사람들이 모든 투자 대상을 가상화폐처럼 대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그렇게 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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