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3월에 수도권에서 약 2만 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다. 특히 이 분양권은 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를 사실상 금지한 ‘11·3 부동산대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매 제한에서 풀린 단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 1~3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곳은=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리는 물량은 1만 9,337가구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1월이 14개 단지 8,362가구가 전매제한이 풀려 가장 많다. 이어 3월(15개 단지 6,303가구), 2월(6개 단지 4,672가구) 순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에서 1만 3,740가구가 전매제한이 해제돼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에서는 서울 10개 단지 2,502가구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사라진다. 특히 1순위 최고 경쟁률 1,198대 1을 기록하는 등 올해 강남발 청약 시장 과열을 논란을 일으킨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아파트 3단지 재건축)’의 69가구 분양권이 3월부터 전매가 가능해진다.
‘11·3 대책’에 따라 사실상 전매를 할 수 없는 강남구에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이 밖에도 대림산업의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 405가구가 1월에 전매가 가능해진다.
◇주춤 해진 분양권 시장 = 한편 서울 등 수도권 분양권 시장은 11·3 대책 이후 다소 위축된 상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11월 약 한 달 동안 분양권 거래는 430건 진행됐다. 하루 평균 약 14.33건이 거래된 셈인데, 지난달의 하루 평균 19.48건(전체 604건)보다 약 26.4%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강남 4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중 강남구를 제외한 나머지 3구 모두에서 분양권 거래가 줄었다. 송파구는 지난달 하루 평균 1.74건(전체 54건)에서 1.26건(전체 38건)으로 줄었다. 서초구는 하루 평균 1건(전체 31건)에서 0.60건(전체 18건)으로, 강동구는 하루 평균 1.8건(전체 56건)에서 1건(전체 30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강남구의 경우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 주공2단지 재건축)의 분양권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는 등의 이유로 지난달 보다 거래가 늘었다. 지난달 하루 평균 1.1건(전체 34건)에서 이달하루 평균 1.4건(전체 42건)으로 더 많은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 대책 여파 보면서 매수 시기 검토 = 전문가들은 기존 분양권 시장에도 당분간 11·3 대책의 여파가 미칠 것으로 봤다. 한마디로 대책의 여파를 보면서 매수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부동산컨설팅 팀장은 “그 동안 과도하게 붙었던 프리미엄(웃돈)은 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실수요자일 경우 진입 장벽이 낮아진 분양권 시장에 입주 조건을 고려해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1·3 대책을 적용받지 않는 기존 분양권이 메리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분양권 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워낙 커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가수요로 인해 당첨되지 못한 실수요자나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종전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매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입지 등 여러 조건을 살피는 것은 물론 준공 후까지 투자를 생각하고 선별해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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