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1963년생인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퇴직연금이 어떤 식으로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29조2,000억원으로 이 중 90.4% 가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투자됐다.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1호를 운용하고 있는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에셋얼로케이션(Asset Allocation) 팀장은 “원리금 보장 상품이 저금리 상황에서 은퇴 후 노후 소득으로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자신의 은퇴 시점 등을 분석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TDF 투자가 노후 투자의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TDF는 가입자의 은퇴 시점을 타깃데이트로만 선정해 놓으면 다양한 경제 변수를 바탕으로 생성한 ‘알고리즘’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 변경해준다. 또 전 세계의 다양한 우량 자산에 폭넓은 분산투자를 시행하고 있기에 국내 자산 투자에만 치중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높은 투자 변동성 역시 적절히 방어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최근 로보어드바이저나 독립투자자문업자(IFA) 등 가입자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TDF는 기존 퇴직연금과 다르게 가입자의 나이에 따라 다른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제공해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에서 당분간은 신흥국으로 무게중심이 기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팀장은 “유럽과 일본은 돈을 아무리 뿌려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통화팽창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고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통화정책 면에서 쓸만한 카드는 다 쓴 상황”이라며 “반면에 신흥국은 통화정책은 물론 재정정책 등 쓸 수 있는 카드가 아직 많이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도 입고 있어 훨씬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고 있어 경제성장 둔화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6% 안팎의 성장이 유지되는 만큼 4·4분기에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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