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기존 산업의 뼈대를 바꾸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가운데 자본시장도 금융과 기술을 접목한 핀테크(Fintech)에서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6년 한국자본시장 컨퍼런스’에 참석한 시장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이 핀테크 기술을 스스로 접목해 서비스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블록체인(Block Chain)·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을 자본시장 차기 발전을 이끌 세 가지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마이크 포웰 톰슨 로이터 전무는 “자본시장이 현재 직면한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열쇠를 핀테크에서 찾을 수 있다”며 “특히 블록체인은 5년 안에 자본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핀테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안 신기술로 공공 거래 장부로 불린다. 모든 거래 내역이 공개돼 조작이 불가능하고 거래 내역 보관 및 보안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자본시장은 물론 여러 영역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국내외 금융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블록체인을 활용할 장외주식 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이 올해부터 본격 도입되기 시작해 오는 2025년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증권거래소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처치 디지털에셋홀딩스 최고사업개발책임자는 “인터넷이 초기 정보검색용에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발전했듯이 블록체인도 10년간 활용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매출 창출 용도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크라우드펀딩도 자본시장 발전에 있어 핵심적인 핀테크 기술로 언급됐다. 조엘 브루켄스타인 T3회장은 “많은 금융사가 전통 자문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로보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며 “로보 기술 채택을 주저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보로 과거 비용 때문에 접하지 못했던 금융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기업은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들은 금융시장에 불어온 핀테크 혁명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웰 전무는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신규 주자들이 쉽게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하지만 기존 주자들에게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며 “금융시장에 불어온 변화가 위협이면서 동시에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금융투자협회와 거래소·예탁원 등 자본시장 관련 8개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자본시장발전협의회가 주최했다.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했고 글로벌 금융기관, 홍콩 및 멕시코 거래소 등 해외 자본시장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박민주·이주원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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