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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스미스(사진)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독일 기업들은 수출을 통한 견조한 실적으로 다른 유럽 기업들을 앞서 나가고 있다"며 독일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2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기관과 개인투자가를 대상으로 선진국 및 이머징 주식과 채권, 멀티에셋 포트폴리오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체 운용자산은 358억 달러(약 42조5,000억원)에 달한다.
스미스 매니저는 전체 독일기업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독일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와 영상기기 등 기술이 선도하는 업종에서 압도적인 시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이내에 포진해 있는 독일 기업 1,500개 중 중소기업은 1,35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독일 중소기업의 독특한 경영 철학도 차별화에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일의 중소기업은 주로 가족경영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끊임없이 투자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실제로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독일의 중소기업 중 연구개발비를 축소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일 기업의 대다수가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지속될 신흥국의 경기악화는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스미스 매니저는 "지난해 러시아의 경기침체로 인한 타격을 경험했듯이 신흥국의 경기 부진은 독일 기업의 수익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신흥국으로의 수출 규모는 미국이나 기타 유럽 국가로의 수출 규모 대비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고 신흥국의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해 이미 시장에서 체감하고 있어 특별히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과 유럽 및 일본의 양적완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어지러운 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미스 매니저는 "이런 때일수록 시장 흐름 예측을 통한 투자보단 효과적인 종목 선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형주 대비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소형주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투자 테마로는 '사물인터넷(IoT)'을 꼽았다. 스미스 매니저는 "산업과 정보기술(IT) 섹터 내에서 IoT 테마에 해당하는 다수의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업체인 '칸콤(Cancom)'과 같은 IT 서비스 업체들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칸콤은 독일 최대 규모의 시스템 회사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내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5억 유로(약 6,485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그는 또 제조업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품질을 향상 시키는 동시에 한계생산비용을 줄이고 있는 기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시스템 장비기업 '이스라비전(Isra Vision)'과 레이저 장비업체 'LPKF laser'를 언급하며 "전자기기의 소형화를 촉진한 해당 기술 업체들의 성장 잠재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매니저는 이 같은 독일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베어링독일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1990년에 설정된 장수펀드로 국내에는 지난해 9월에 출시됐다. 지난 4일 기준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7.56%를 기록하고 있다.
스미스 매니저는 "달러 강세 등으로 대부분 통화가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유로화의 경우 유럽지역의 경제회복세가 탄력을 받으며 연말쯤에는 기대 이상의 강세를 실현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밸류에이션 매력과 더불어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서 유럽은 선진 시장 중 가장 추천할만한 투자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
He is… '유럽 인컴펀드' 등 운용… 16년 경력 투자 전문가 |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