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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 촉구를 위해 경제단체장들이 국회에 가서 항의도 하고 의견전달도 하고 기자회견도 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반향도 느껴지지 않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기업인들이 호소를 한들) 국회에서 그 목소리를 듣기나 하는 걸까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일 신년 인터뷰에서도 국회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 세계 경제상황에 대해 '스테이터스 쿠오(status quo·현상유지)'가 될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비관을 피하면서도 "정부와 입법부가 협조를 통해 기업인들이 일을 마구 벌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며 "자유스럽게 일을 벌이다 잘못한 것은 사후규제를 통해 야단도 치고 제재도 가하더라도 기업들이 일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길을 터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우선 "올해 경제는 답답하지만 아주 서서히 성장하면서 불확실성이 구름처럼 드리운 상황으로 갈 것"이라면서 "확 좋아질 것도 없지만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한 자원 수출에 의존했던 신흥국이나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유출에 시달리는 신흥국들은 추가 경기하강이 불가피하겠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경제권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입법 지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돼 경제주체들이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고 박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법안 통과가 된다고 해서 당장 폭발적으로 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이는 경제주체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노사정 대타협을 이룬 지 3개월이나 지났음에도 국회에서 후속조치가 한 발짝도 못 나간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박 회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법제화하기 위해 국회에서 토론과 타협이 이뤄기지는커녕 입법부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못하는 정도의 상황까지 갔다"며 "노동입법뿐 아니라 다른 시급한 법안까지도 국회에서 계속 쌓이고 있으니 정말 안타깝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새로 만드는 규제는 사후규제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규제기본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현재 규제 틀은 '이건 해라, 이건 하지 말아라' 일일이 규정하고 있어 아직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을 어린아이 취급하는 식"이라며 "경제주체들을 알아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어른 대접'을 하기 위해서는 사후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반기업 정서와 반기업인 정서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반기업 정서와 반기업인 정서가 구분될 때 반기업 정서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감정적인 차원에서 그 둘을 섞어 적개심을 키워나가면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의 변화 속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지난 20년간 기업인의 일탈행위, 정치자금 문제 등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했다"며 "빠르게 정화되고 있으니 조금만 참을성을 갖고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반인들의 반기업 정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기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최근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를 조사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일주일에 평균 2.3일을 야근한다. 3일 이상 야근하는 사람도 43%다.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전근대적으로 일하는 방식에 대해 경영진은 '문제가 없다'고 응답하고 일반은 '문제가 많다'고 대답해 직원 사이의 문제 인식의 간극이 너무 컸다."
직원들이 기업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작동되는 삶의 터전으로 인식해야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커진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회장은 "상의 차원에서 기업이 일하는 방식을 분석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지 캠페인, 교육 활동 등을 펼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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