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예약이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 분쟁 심화 속에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1%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5위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발표한 이달 초 이후 중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이 3분의 1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닐스 하우프트 하팍로이드 대변인은 “중국에서 출발하는 화물이 상당량 보류되고 있고, 대신 태국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출발 물량 예약이 많이 늘고 있다”며 “지금은 우리가 여태 겪어본 것 중 가장 예측 불가능한 시기”라고 전했다. 컨테이너 예약이 급감하자 운송업체들은 기존보다 작은 선박을 사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컨테이너만의 문제는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는 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로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 물동량이 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는 1979년 관련 자료 집계를 시작한 이후 두 번밖에 없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8.4% 줄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2020년에 0.9% 감소했다.
현재 미국은 대부분의 교역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산 제품에는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중국과 다른 일부 국가들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드류리는 보고서에서 “현재 관세의 3분의 2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중국발 미국 수입이 4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은 현재 소비재와 산업 제품, 가구 등을 중국산 수입품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자 가구업체 RC윌리는 중국 공급사에 가구 주문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이 회사는 베트남으로 주문을 돌렸고 미국 정부가 베트남에도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다시 주문을 중단했다. 제프 차일드 사장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불확실성이며, 그것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형 유통 체인 월마트와 타깃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전미소매연맹도 중국에서 조달하는 기업들이 주문을 일시 중단함에 따라 올 하반기 미국 컨테이너 수입 화물량이 전년 대비 최소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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