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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본협상] ⑥ 멕시코에서 배운다
입력2006-06-01 09:39:26
수정
2006.06.01 09:39:26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FTA 선진국' 멕시코에서도 대표적인 것은 미국, 캐나다 북미 3개국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라 할 수 있다. NAFTA는 1994년 발효한 만큼 그 장단점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멕시코시티 소재 코트라(KOTRA) 중남미본부 이종호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유행인 FTA의 대표적인 사례인 NAFTA로 인해 경제규모 확대는 물론이고 정치.외교적 성장을 이룩한 멕시코는 NAFTA의 최대 수혜국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NAFTA로 인해 수출은 물론이고 시장을 대기업이 독식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북부 지방에 편중되는 등 경제.사회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심각해졌으며, 2003년 'FTA 추가협상 중단' 선언으로 대표되듯이 NAFTA 재검토 요구가 농민단체로부터 거세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교역.투자 급증 혜택
1982년 미국까지 위기로 몰고 간 멕시코 경제 붕괴를 계기로 멕시코 정부는 수입대체산업화(ISI) 정책을 중심으로 한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등시장개방정책을 추진해왔으며 그 결정판이 NAFTA다.
NAFTA에 대한 긍정평가는 ▲투자증가로 발생하는 이익 ▲멕시코 제조업 수출의증가 ▲관련 금융 및 거시경제 안정성 등에 집중된다. 우선, 멕시코의 수출규모가 NAFTA 직전인 1993년부터 2005년 사이 4배 증가했다. FDI 역시 1993년 49억달러에 불과했던 게 2004년 182억달러, 2005년 178억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대폭 늘었다.
멕시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또한 1980∼1993년 연평균 2% 증가에 그치던것이 1996∼2002년에는 4%로 두 배 가량 늘었다. 멕시코 GDP 대비 역내교역량은 1993년 25%에서 2000년 51%로 확대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배로 증가했고, 경제규모도세계 9위로 성장했다.
이밖에 멕시코의 살인적인 인플레율이 NAFTA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5년 3%로 안정된 점과, 노동집약산업에서 탈피해 전자.생명공학.정보통신 등 최첨단산업비중이 높아지는, 이른바 경제구조의 현대화를 들 수 있다.
◇ 농업부문 붕괴.양극화 부작용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1994년 이후 2002년 말까지 50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농업부문에서 130만개의 일자리를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멕시코농민대표협회(ANEC) 등 농민단체들은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예산 감소 등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경쟁력을 상실했으며 민감품목(옥수수, 설탕 등)에 대한 가격관리 정책이 부재해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지금도 전체인구의 25%인 2천500만명이 농업 및 관련업에 종사함에도 멕시코 정부의 농업에 대한 지원정책과 유통업체지원정책이 2008년 민감품목 개방과 함께 종료할 예정이다.
양극화 현상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중소기업은 약 330만개사로 전체기업의 99%를 차지하지만 수출기여도는 1% 수준에 불과하다. 5개 기업이 전체 수출물량의 20%, 600개 기업이 수출물량의 99%를 차지한다. 농업 역시 옥수수 등 전통농산물 농가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FDI 증가와 관련해 직접투자보다는 주식시장에서 단기차익을 노리거나 인수.합병(M&A)으로 시세 차익을 챙기려는 포트폴리오성 투자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는분석도 있다.
◇ 제도개혁 병행은 필수
FTA의 기대효과는 FTA 체결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장개방 속도에 비해 관련 국내 제도개혁이 미진할 경우 중장기적 시장개방 효과는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2000년대 이후 멕시코의 경제성장률 및 NAFTA 회원국에 대한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이유는 시장개방에 상응하는 국내 제도개혁이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작년 11월 보고서에서 "멕시코가 북미 선진국의 장기적 성장능력을따라잡기에는 NAFTA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내부의 정책개혁, 교육 및 제도적 여건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FTA를 통한 상품 및 서비스 자유화 외에도 오히려 인적 교류 확대 방안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주목할 대목이다. 멕시코가 합법적인 미국유입 인구 확대등 이민협정 체결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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