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무역수지는 석유제품에 웃고 원유ㆍ가스에 울었다. 경유 등 석유제품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월간 수출규모가 400억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원유ㆍ가스 등의 수입금액도 덩달아 급증한 탓이다. 지식경제부는 7월 수출액은 414억1,300만달러, 수입액은 430억3,800만달러로 16억2,400만달러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7월 수출은 물론 수입도 증가율에서 그간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1% 증가했고 7월 수입액 역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3% 급증했다. 이 같은 수출ㆍ수입 증가율은 각각 2004년 6월(38.3%), 2000년 3월(52.7%) 이후 최고치다. 7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5월 9억2,000만달러 흑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6개월은 모두 적자를 기록하면서 77억9,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도 무역수지는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 수출에서는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이 단연 돋보였다.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 수출액이 51억4,000만달러로 단일품목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 기록(2008년 5월 선박류 48억달러)을 갈아치웠다. 유가급등으로 석유제품은 2개월 연속 수출 1위를 달성했고 올해 1~7월 누계로도 1위를 차지했다. 품목별 수출 증가율은 선박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9% 급등해 가장 높았으며 석유제품 155%, 철강 74%, 자동차부품 38%, 석유화학 32%, 일반기계 29%, 무선통신기기 22%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주력 수출제품인 반도체는 D램 가격 하락에 따라 6% 줄어 2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자동차도 현지 생산증가로 6% 감소했다. 지역별 수출은 대(對)아세안(68.3%)과 대중동(51.9%), 대중남미(37.5%), 대중(26.6%) 등에서는 호조를 보였지만 대미(6.5%), 대EU(6.5%) 등 선진국 수출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수입은 원유(85%)와 가스(110%) 등 에너지 자원과 철강제품(106%) 등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자본재는 13.5%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소비재는 16.5%를 기록했으나 농산물(39%)과 승용차(38%)는 급증했다. 지경부는 “7월16일 이후 유가하락 추세는 20일 정도 시차를 두고 수입액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8월에는 월간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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