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투자환경이 급변했다. 지난달 거래대금이 폭증하며 코스피지수 최고점 돌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 것과 달리 이달 초부터는 시장금리 급등 및 미국 시장에서의 기업가치 논쟁이 불거지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다행히 상승을 주도한 대표주들의 반등이 이어지며 시장은 점차 안정화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는 탓에 변동성 확대와 관련한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역대 최고인 반면 실적개선의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뒤늦게 매수에 나서는 게 훗날 큰 고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증시의 기업가치가 부담스럽다면 미국과 일본 주식시장이 지나온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 증시가 순항할 수 있던 것은 '제로금리 정책' 덕분이다. 미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금리와 실질 배당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증시의 상승이 시작된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격차가 줄고 있지 않다. 미국 증시는 채권투자자가 보기에도 매력적인 배당수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역시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국과 일본 증시의 뒤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실적발표 이후 불거진 국내 주식시장의 기업가치 논란은 지속될 수 있다. 실적개선 속도보다 주가상승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1·4분기 실적개선세가 양호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4분기에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2011년 이후 4년 만에 증가 추세로 돌아선다면 지금의 유동성 장세는 자연스럽게 하반기부터 실적 장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코스피지수가 하반기에 '박스권'을 돌파한다고 해도 상승폭에 한계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화당국의 저금리 정책을 감안하면 단기 변동성은 생각보다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펼친 경기부양책은 단순히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 박스권 돌파 이후를 내다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시장금리(국채 3년물 기준)가 다시 2%대를 탈환할 때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주식투자를 즐길 시점이라고 본다.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다면 유동성 효과의 지속기간은 최소 6개월에 이른다.
시장에서 흔히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 시대를 말한다. 일각에서는 비현실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다. 단지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앞으로 2~3년은 우리나라 경제와 주식 시장의 도약 여부가 판가름 나는 중요한 시기다. 위험요인만 생각하기보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꿈이 실현되려면 정부의 정책지원과 기업의 투자증가, 가계의 적극적 경제활동 참여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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