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워크플로우(작업 흐름) 자동화 부문의 최강자 서비스나우의 올 2분기 실적은 견조했다. 매출액(약 32억 달러), 조정 영업이익(약 9억 6000만 달러)은 시장 전망 평균치(컨센서스)를 각각 3%, 13% 초과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09달러로 컨센서스를 15% 상회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12개월 내 매출로 인식되는 잔여계약가치(CRPO)와 구독 매출이 모두 컨센서스와 가이던스를 웃돌았다는 점이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 22% 늘어났다.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 마진(16.6%)이 예상치(14.6%)보다 높은 점도 고무적이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통상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SAP의 실적이 매 분기 '스타터' 역할을 해왔다.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호실적을 보였던 SAP는 올 2분기에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서비스나우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를 만회했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릴 수 있었던 시점에서 서비스나우의 준수한 실적은 섹터 전반의 우려를 완충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인공지능(AI) 기반 계약의 성장이다. AI 에이전트가 포함된 '프로 플러스(Pro Plus) 솔루션' 계약 건수가 이전 분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서비스에 역대 최대 규모인 2000만 달러 이상의 고객이 등장한 점도 긍정적이다. 2분기 상위 20개 계약 중에 생성형 AI 기반 챗봇 제품인 '나우 어시스트(Now Assist)'가 포함된 딜은 18건에 달했다.
경영진은 전 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업 간 거래(B2B) AI 시장이 '지능형 슈퍼 사이클'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사이클이 최소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매크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비스나우가 제품·서비스 퀄리티 개선을 이뤄냈고, 기업의 구조적 성장이 여전히 유효함을 의미한다.
서비스나우는 올해 연간 구독 매출 성장 가이던스를 19.5%에서 19.75%로 소폭 올려 잡았다. 상향 폭은 제한적이지만 정부 부문의 수주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3분기 CRPO 성장 가이던스(18.5%)도 시장 기대치(18%)를 웃도는 수치다. 기업의 전방위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와 AI 중심의 발전이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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