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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2차전지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비롯해 휴대폰, 노트북, 스마트카드, 신재생에너지 전력저장시스템 등 다방면에 걸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 상용화된 리튬2차전지는 유기용매에 리튬염(LiPF6)을 용해시켜 만든 액체 전해질을 핵심소재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 같은 액체 전해질은 외력에 의해 누출될 소지가 있는데다 과충전, 열 충격 등에 따른 발화 및 폭발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국 완성차 메이커 GM의 양산형 전기자동차 쉐보레 볼트가 측면 충돌 실험을 한 후 화재가 발생해 전소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배터리가 주원인으로 지목되지는 않았지만 판매량이 반토막 나는 등 소비자들의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액체 전해질을 대체하면서 고도의 안정성 확보가 가능한 전고상(全固相) 고분자 전해질의 개발이 세계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는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의 경우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온 전도도가 낮고 전극과의 계면 특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 때문에 개발이 매우 까다로운 연구 분야로 손꼽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전지소재 연구그룹의 강영구 박사팀이 리튬2차전지의 안정성과 저장용량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강 박사는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진행 중이지만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을 적용한 리튬2차전지의 상용화 사례는 전무하다"며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관련시장 선점은 물론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하고 있는 전고상 고분자 전해질은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고용량ㆍ고출력 전지 제조가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또 박막전지ㆍ플렉서블전지 등 다양한 타입의 전지에 적용될 수 있다. 강 박사는 "분자구조 및 미세구조를 조절해 이미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를 대폭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이를 가지고 리튬2차전지를 제작, 300회 이상의 충ㆍ방전 수명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기술 성과로 10건의 국제특허를 등록했고 SCI급 저널에 20여편의 논문을 게재하면서 관련업계에서도 강 박사팀의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의 설계와 합성을 통해 추가적인 이온 전도도 제고와 전극ㆍ전해질 계면 특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강 박사는 "1단계 목표는 웨어러블 컴퓨터, 무선인식(RFID), 박막전지 등에 적용하는 것"이라며 "전기자동차용 대용량 2차전지와 저장용기의 개발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는 2013년 원천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민간업체에 기술을 이전, 본격적인 상용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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