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가 직접투자에 나서기를 꺼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안 투자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ETF는 주가연계증권(ELS)처럼 원금보장이 되지는 않지만 직접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적은 상품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이면서 ETF로도 자금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다.
13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자산을 대상으로 한 ETF 119개 중 최근 3개월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104개에 달했다. 반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15개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미래에셋TIGER증권증권상장지수(주식)'로 3개월 동안 수익률이 43.21%에 달했다. 또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상장지수(주식)'는 42.62%,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주식)'도 41.1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KODEX보험상장지수[주식]'는 -11.73%로 가장 하락 폭이 컸고 '삼성KODEX자동차 상장지수[주식]'은 -7.20%, '미래에셋TIGER자동차상장지수(주식)'는 -7.03%로 저조했다.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많은 ETF를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 순자산은 연초 대비 8,000억원 가까이 늘었으며 한화자산운용도 1,000억원이 넘는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더한 상품이라는 점이다.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고 환매도 주식을 내다 팔 듯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펀드에 비해서 수수료도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C클래스 펀드의 경우 선취수수료 등을 포함해 1%가 넘는 수수료가 들지만 ETF의 경우 대부분 0.1%에 미치지 못하는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여기에 여러 주식 종목들을 한데 묶어 놓은 상품이기 때문에 분산투자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물론 분산투자의 특성상 상승장에서는 개별 종목의 상승률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최근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국내 증권주 지수상승률은 50%를 넘자 증권섹터 ETF도 대부분 4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윤 본부장은 "예전에는 높은 금리 때문에 ETF의 수익률이 높다고 인정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위험 부담 대비 기대 수익이 결코 낮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기에 ETF에 투자를 하려면 지수형 ETF보다는 섹터별 ETF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지수형 ETF는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더라도 수익률이 크게 오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직접 투자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리스크를 낮추고 싶은 투자자라면 섹터별 ETF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증권이나 건설, 조선 관련 ETF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좀 더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모멘텀' ETF를, 안전성을 강조하는 투자자는 출시된 상품이 많지는 않지만 재간접 ETF 상품인 'ETF MP(Managed Portfolio)'를 추천했다. 윤 본부장은 "ETF만 활용해도 충분한 리스크와 수익 관리를 해나갈 수 있다"며 "증권·조선 섹터가 유망해 보이고 좀 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면 '모멘텀' ETF까지 투자 대상으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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