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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바이클로아카데미 원장 "자전거로 찾은 새 삶, 자전거 문화 보급에 바쳐야죠"

원인 모를 병 자전거 타며 완치… 효과 알리려 국가대표 도전 성공

판매 넘어 문화 교육 필요성 느껴… 자전거 문화 보급자 새 인생 시작

관련 민간 자격증도 만들어


“자전거를 통해 얻은 새 삶 자전거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싶어”

죽음의 문턱에서 자전거를 통해 새 삶을 얻은 후 자전거 문화 보급에 인생을 던진 사람이 있다. 이미란(44·사진) 바이클로 아카데미 원장이다.

대학 졸업 후 에어로빅과 요가 강사로 활동하며 건강에 자신 있었던 이 원장은 출산 후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렸다.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다녀도 병명은 찾을 수 없었고 차도도 보이지 않았다. 산후우울증까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간 한의원에서 약이 아닌 ‘자전거 타기’를 권유받았다. 매일 집 근처 산 밑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20kg 넘게 늘었던 몸무게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거짓말처럼 건강이 회복됐다.

그는 건강을 되찾은 후 사람들에게 자전거의 효과를 알리고 싶어졌다. 당시 박세리 선수가 세계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골프가 대중화되는 모습을 본 그는 자전거 국가대표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30대에 늦은 출발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노력한 끝에 아마추어 전국대회에서 순위권에 진입했다. 2000년에 마침내 국가대표가 됐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이 원장은 태극마크를 달고 산악자전거 본선에 출전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애초에 국가대표를 꿈꿨던 이유가 메달획득이 아닌 자전거 문화 보급이었던 까닭에 일시적인 상실감은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메달리스트가 아니어도 자전거 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이후 그는 자전거 문화 교육자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울산에서 여성 자전거 교실을 열고 자전거 매장을 운영하며 민간단체인 ‘자전거21’의 울산광역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자전거동호회를 모아 사진 전시회를 열고 울산의 자전거 여행 코스도 기획하며 자전거 문화 보급에 심혈을 기울였다. 서울로 터전을 옮긴 후엔 자전거21 서울시 본부의 소개로 동호회와 학교 등에서 자전거 문화 강의를 하다가 지금의 LS네트웍스 바이클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교육을 통해 자전거 문화를 보급할 때 자전거 산업도 성장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과 회사의 사업 취지가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에 있는 바이클로 지점장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2012년 LS네트웍스에서 비영리교육기관 바이클로 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하면서 초대 원장이 됐다. 이곳에선 무료로 자전거 응급정비와 자전거 관련 법규 교육, 실전 자전거 주행 등을 교육한다.

이 원장은 바이클로 아카데미의 교육 과정을 직원 한 명과 함께 직접 만들었다. 교육 커리큘럼과 수강생 관리법 등을 국제 규격에 맞게 설계한 결과 지난 2013년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ISO 인증을 획득했다. 그는 “단순히 자전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전거 문화를 교육하는 판매점이 우리나라에 많지 않다”며 “자전거 판매점을 창업한 사람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교육 과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이 원장은 국내 최초로 자전거 관련 민간자격증도 만들어 아카데미에서 교육한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자격증을 허가받으려다 보니 과정이 쉽지 않았다. 민간자격증의 난립을 줄이기 위해 각 정부기관이 사업 별로 허가하게 돼 있는데 자전거는 범위가 넓어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소관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 이 원장은 자전거 문화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기관을 돌아다녔고 그 결과 지난해 3월 매장운영관리자격증은 행정자치부, 여행안전가이드자격증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자전거매장운영관리사교육은 12기수 총 164명이 교육과정을 마쳤고 이 중 11명은 자전거와 관련해 창업했다. 이 원장은 “자전거 매장 운영 관리 자격증과 여행 안전 가이드 자격증이 자전거 문화 확산뿐 아니라 창업과 취업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해 기쁘다”며 “자전거 때문에 살아온 인생이지만 앞으로도 자전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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