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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좋은 택지 6,000만원 웃돈까지
입력2002-03-26 00:00:00
수정
2002.03.26 00:00:00
■ 부동산자금 토지·상가로 몰린다용인 동천등 수도권 주택용지 청약열기 후끈
서울 마포구의 한 신규 입주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상가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부지를 구입하려던 K씨는 최근 크게 오른 땅값에 깜짝 놀랐다.
지난 2월 초 물색한 평당 1,800만원짜리 238평 규모의 나대지를 놓고 막상 계약을 하기 위해 가격협상을 시작하자 땅주인이 "땅값이 올랐다"며 평당 2,500만원 이하로는 거래할 수 없다고 나왔다.
최근 K씨처럼 치솟은 땅값에 혀를 내두르는 수요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부동산 투자자금이 토지ㆍ상가 등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가격안정책과 급격히 오른 가격부담으로 매수세가 움츠러들고 있는 반면 수도권 일대 토지 및 상가시장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투자대상을 옮기고 있으며 자칫 아파트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자붐이 이제 덩치가 좀더 큰 토지나 상가로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토지도 단기투자 각광
투자바람이 일고 있는 수도권 일대 토지는 그린벨트 해제지역, 택지지구 내 용지 등이다. 이들 용지는 단기에 개발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과거처럼 수천평 이상 대규모를 사서 장기간 묻어두고 '대박'을 기다리는 투자방식 대신 환금성이 좋은 200~300평 안팎의 용지를 찾아 단기간에 개발까지 끝내거나 단타매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치고 빠지기' 투자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택지개발지구 내 주택용지는 100대1이 넘는 인기 아파트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6일 토지공사가 공급한 용인 신봉ㆍ동천지구 단독택지 55필지 분양에 2만여명이 몰려 평균 350대1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천지구 점포겸용토지(5-3)는 경쟁률이 무려 3,176대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점포겸용 택지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청약열기가 높다"며 "웃돈을 노리는 단기 투자자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에 공급된 구리 토평지구의 경우 목이 좋은 필지에는 5,000만~6,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과천ㆍ성남ㆍ고양 등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대상 지역과 주변의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올들어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이들 그린벨트 해제지역은 정부에서 내년부터 국민임대 아파트 등을 건립할 계획이어서 2~3년 내 토지 가치가 급격히 상승할 전망이다.
◆ 신축상가 투자붐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될 100만평 규모의 부천 상동지구와 인근 중동 신도시에서는 30여개의 상가가 분양 중이다.
이들 상가는 대부분 올들어 착공돼 공정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상태지만 이미 100% 분양 완료된 곳까지 나타날 정도로 분양이 열기를 띠고 있다.
분양가도 1층의 경우 평당 1,200만~1,500만원선으로 예전에 비해 500만여원이나 올랐다. 한 상가분양 담당자는 "근린상가는 일반적으로 공사가 완료될 무렵에야 수요자들이 모이는데 요즘은 목이 좋은 곳은 착공 이전에도 분양될 정도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역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5일부터 선착순방식으로 분양을 시작한 서울시 마포구 공덕2동 삼성래미안 2차 단지 내 상가는 분양 초기 수요가 뜸했으나 최근 며칠 사이 계약자들이 늘면서 분양률이 60%까지 올랐다.
대한주택공사의 상가분양 담당자는 "다음달 분양 예정인 부천 상동의 한양로즈빌과 주공3단지 상가에는 벌써부터 분양문의 전화가 하루종일 끊이지 않는다"며 "분양 이후 바로 단타 전매하려는 투자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토지 용도별로 차별화
수도권 토지 및 상가에 투자바람이 불고 있는 데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처럼 지역간ㆍ용지별 차별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지의 경우 아직도 IMF 이전 가격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전체적인 가격급등의 우려는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
하지만 소규모 개발용지, 택지지구 내 토지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투자가 가능한 용지에는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상승도 뚜렷할 전망이다.
상가의 경우 최근 보증금이 크게 오르면서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내년 상가임대차보호법 발효를 앞두고 일반 상가의 보증금은 지난해 이후 30~40% 오른 상태.
이 같은 보증금 상승이 분양자의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아파트에서 나타난 양극화ㆍ차별화 현상이 토지 등에도 파급되고 있다"며 "자칫 투자자금이 일시에 쏠릴 경우 국지적으로 단기과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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