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영(사진) 통상교섭본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한국과 중국의 FTA 협상은 장기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개시를 앞둔 FTA에 대해 교섭대표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신중하지만 다소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최 대표는 1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감 품목에 안정장치를 만들기 위해 1차 협상을 먼저 하는 것" 이라며 "농수산물 등 민감 분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차 협상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감 품목 협상을 먼저 하는 것은 중국과 FTA에 반대하는 분들의 입장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협상의 민감 품목으로 우리 측은 농수산물과 섬유를, 중국 측은 화학제품과 자동차를 상정해 먼저 협상을 끝낸 뒤 2차 협상에서 일반 공산품 등의 시장개방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1차 협상 대상인 민감 품목들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공청회는 이 달에는 어렵고 2월쯤 개최하고 공청회 이후에도 각 업종별로 간담회를 개최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민감 품목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TA 협상은 정부가 공청회 개최 사실을 관보에 게재한 2주 후 공청회를 열어 그 결과를 FTA 실무추진회의 및 추진위원회에서 논의해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협상 대표단을 구성해야 시작된다. 공청회 후에도 농업ㆍ수산업ㆍ섬유ㆍ자동차 등 업종별 간담회를 열면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최 대표는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협상 개시를 위한 국내절차를 시작한다'는 문구만 있지 국내절차 종료시점이나 협상개시 시점은 없다"고 말해 당초 예상됐던 3월보다 협상 개시 시점이 늦어질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중 FTA 협상이 오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을 전후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 대표는 "협상개시를 위한 절차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은 FTA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측면이 있지만 협상을 타결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로 양국 간 FTA 공동연구가 7년 넘게 걸린 점을 고려하면 (타결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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