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매각 협상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LG그룹의 통신계열사가 매각 협상 참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제니스 리 재무책임자(CFO)는 3ㆍ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대주주 지분 매각과 관련 “현재 1개 이상의 국내 전략적 투자자를 포함한 복수의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국내 투자자는 상당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자”라고 밝혔다. 리 부사장은 “지금은 가격보다는 세부적인 내용에서 마무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협상은)현재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 있으며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며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금까지 맥쿼리와 칼라일, 두 사모펀드 중 한 곳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하나로텔레콤에서 매각협상에 ‘시너지 있는’ 국내 투자자가 참여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앞으로 협상의 판도 변화에 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나 LG계열사가 이번 매각협상에 직접 참여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상 상대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한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 만이 통신사업자까지 가세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방송이나 케이블 사업자들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급’이 아니라는 평가다. 게다가 협상이 핵심 쟁점인 매각 가격을 논의하는 수준을 넘어 세부적인 사항까지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세부적인 내용에 전략적 투자자의 ‘경영권’ 문제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그 동안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오랜 숙원이었던 ‘안방 통신시장 진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인수 후보자로 지적돼 왔고, LG 통신그룹 역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와 경쟁하기 위해 몸집을 키워야 할 필요가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SKT나 LG데이콤이나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들 중 누구 하나라도 참여했다면 통신시장은 요동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SKT나 LG측이 협상에 참여했다면 독자적으로 참여했는지 아니면 맥쿼리 등 사모펀드 배후에서 움직였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정보 노출을 우려, 독자 행보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론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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