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8일께 무역 1조달러 달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이 우리나라의 수출 증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18일 내놓은 '대(對) 중동 수출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중동지역으로의 수출은 303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나 늘었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중동으로의 연간 수출 규모는 328억8,000만달러다. 올해의 수출 증가세를 감안하면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는 게 관세청의 판단이다. 월간 수출증가율이 1월과 6월ㆍ10월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5~30%의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만 놓고 보면 자유화 열풍이 분 리비아로의 수출증가율은 무려 1,004.1%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57.2%), 이집트(8.8%) 같은 산유국으로의 수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품목으로 보면 소비재와 산업설비의 수출증가율이 높다. 자동차 수출액은 1~10월 68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나 늘어 수출 1위 품목의 자리를 지켰다. 발전설비를 비롯한 가열ㆍ냉각장치 수출증가율도 67.2%나 됐다.
중동으로의 수출 증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더 뚜렷하다.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본(-0.6%), 유럽연합(-11.7%)으로의 수출이 뒷걸음치고 미국(5.3%), 동남아(3.1%)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이처럼 중동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무역수지도 좋아졌다. 중동 지역에 대한 무역수지는 1~10월 750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억7,000만달러 줄었다. 우리나라는 중동에서 기름을 수입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적자를 벗어나기 힘든데 최근 그 폭을 줄인 것이다. 원유 등 중동에서의 수입증가율은 수출의 절반인 7.1%에 그쳤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소비가 둔화하고 있지만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지갑이 두툼해진 중동의 소비자는 자유화의 바람을 타고 씀씀이를 늘리고 있다"며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있지만 중동 국가의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중동이 한국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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