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실손의료보험의 단독상품 출시를 앞두고 손해보험사들의 고민이 깊다. 핵심은 1만원대의 실손 단독상품을 어떤 채널로 판매할지와 단독상품 출시가 보험사 수익에 미칠 파장의 크기가 어떠할지로 압축된다.
일부에서는 설계사들이 실손 단독상품의 판매에 미온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당국도 실손보험의 제도개선 차원에서 내놓은 단독상품이 시장에서 외면 받을 경우 좌시만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라 향후 단독상품의 판매 실적을 놓고 업계와 금융 당국의 갈등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상당수 보험사들은 실손 단독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실손 단독상품 출시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반향을 얻을지가 관심"이라며 "경기침체와 맞물려 기대 이상 팔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손 단독보험, 온라인 판매 검토=손보사들은 내년 1월2일부터 실손 단독상품 판매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다음달 내로 상품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기존 실손보험이 장기보험 내에 특약형태로 팔리고 있는데 실손보험 특약을 별도로 빼는 작업이라 상품 개발에 따른 큰 난관은 없다. 문제는 판매가 얼만큼 되느냐다.
그간 실손보험 판매의 유일 창구였던 설계사를 통한 판매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싼 탓에 수수료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는 실손 단독상품 판매를 반길 이유가 없다. 현대해상ㆍ동부화재ㆍLIG손보 등이 실손보험의 온라인 판매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단독 상품이라 상품 설계가 쉽고 간단해 온라인 판매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화재는 오프라인에서만 판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온라인 판매를 할 경우 불완전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다. 대형사로서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할 경우 설계사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됐을 수 있다.
◇갈아타기, 신규 가입 수요 많을까=수익에 미치는 여파도 관심이다.
일단 갈아타기 수요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예컨대 기존 장기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병원비뿐만 아니라 사망, 후유 장애 관련 담보 등에 두루 가입한 셈인데 이 보험을 해지하고 병원비만 보장받는 단독상품을 가입할 가능성을 말한다. 보험사들은 일단 그 가능성을 낮게 보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이 만일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한 금융상품임을 감안하면 보장이 잘 된 보험을 끊고 부실한 단독상품에 가입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신규 가입 수요에 대해서는 기류가 다르다.
신세대의 알뜰한 소비 트렌드와 경기침체 등으로 기대보다 각광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특히 온라인 판매가 이뤄질 경우 이런 추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단독상품이 많이 팔리게 되면 장기보험 상품이 고전할 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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