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국내 증시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던 조선주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매집에 힘입어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선주들은 7월 이후 종목별로 15~25% 정도 오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폭(4.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대형 조선주들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25.9% 오르며 상승폭이 가장 가팔랐고, 대우조선해양(20.2%), 현대미포조선(15.5%), 삼성중공업(14.9%)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조선주를 사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기관이 1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고, 7월 이후에만 약 3,682억원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외국인도 7거래일째 삼성중공업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등 그 동안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던 조선주가 '러브콜' 1순위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잇따른 신규 수주로 대형 조선사들의 순주 실적이 순항을 이어가며 조선주들의 최근 강세를 이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현대미포조선은 1,132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유럽 플렉스사와 4,465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와 6,103억원 규모의 드릴쉽 1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수주액의 88%를 달성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올해 수주 목표의 80%를 채웠다.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치의 67%를 달성했다.
발주 물량이 많은 유럽 지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조선주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이다. 유로존은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4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7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꾸준한 해양플랜트 발주와 상선 시황 회복으로 국내 조산사들은 올해 수주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것"이라며 "수주잔량도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돼 업황은 상승세로 반전, 주가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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