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들이 '디자인 피처링'으로 새로운 패션 장르를 만들고 있다. 음악에서 다른 가수의 연주나 노래에 참여한다는 뜻의 피처링이 이젠 스포츠 브랜드로까지 확산되면서 기능성 위주였던 스포츠 브랜드들에게 패션이라는 '문화'를 새로이 입혀주는 것. 다른 기업이나 유명인과 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꾀하는 '콜라보레이션'이 패션업체들에게 외부에서 디자인을 끌어오는 초기의 흐름이었다면 디자인 피처링은 여기서 한발 더 진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 피처링은 다양한 문화(일러스트, 패션디자이너, 화가 등)인들과 단기간 협력해 라인이 아닌 주로 단품을 위주로 내놓는 '일시적인 협력'이라는 게 차별점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EXR은 국내 캐포츠(캐주얼과 스포츠의 합성어)장르를 만든 데 이어 디자인 피처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EXR은 3월 말 스트리트 브랜드 '언리미티드', '로맨틱 크라운' 등으로 유명한 스트리트 디자이너 이세윤씨와 디자인 피처링을 통해 모자와 가방으로 구성된 '퍼즐 콜렉션(사진)'을 선보였다. 이 콜렉션은 EXR과 흔히 길거리 패션의 개성을 결합한 것으로 특히 모자의 경우 판매 일주일 만에 160장이 모두 팔려 추가 주문을 했다. 가방인 '메신저 백'의 경우도 자전거, 보드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흰색과 검정 두 색으로 구성돼 있다. 당초 이 회사는 퍼즐컬렉션을 올 봄에만 단기성으로 준비했으나 폭발적인 반응 덕에 여름을 겨냥한 썸머캡까지 준비 중이다. 또한 처음 의도인 모자와 가방에서 벗어나 신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기념해 도심 속 흑인 그림으로 유명한 미국 출신의 화가 케힌데 와일리와 '라이프스타일 아프리카 컬렉션'을 론칭했다. 케힌데 와일리의 7개 작품에서 가져온 화려한 그래픽 패턴을 밝은 컬러로 제품에 결합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명동과 압구정동 등 5개의 푸마 매장에서 20만~30만개가량 한정 판매한다.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 르꼬그 스포르티브는 2010년 멋스러운 스쿨룩 패션을 위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오연경과 '레트로 오뜨 백 시리즈'를 선보였다. 오연경씨가 프랑스 여행 중 받은 예술적 영감과 감성을 풀어내 개성 넘치고 사랑스러운 디자인과 컬러감이 돋보인다. 임주용 EXR홍보 과장은 "스포츠 브랜드들은 그동안 기능성 위주로 많이 승부를 했지만 이제는 패션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디자인이 중요하게 됐다"며 "디자인 피쳐링은 단기적으로 보다 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제품위주로 나와 콜라보레이션보다 훨씬 상품과 디자인의 다양성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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