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지갑 속에는 평균 7만7,000원의 현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8만1,000원으로 여성보다 1만원가량 많았다. 학생 비중이 높은 20대가 4만6,000원으로 가장 적었고 50대가 9만3,000원으로 제일 많았다.
26일 한국은행은 '2014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회활동이 활발한 30·40대는 각각 8만1,000원, 8만8,000원의 현금을 지갑 속에 지참했고 은퇴 비중이 높은 60대 이상은 7만원이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보유한 현금도 늘어났다. 연봉이 2,000만원 미만인 사람은 지갑 속에 4만9,000원이 있었지만 6,000만원 이상은 2배가 넘는 10만5,000원을 소지하고 다녔다.
한국인의 지갑 속 현금을 달러로 환산하면 91달러로 오스트리아(148달러), 독일(123달러)에는 못 미쳤으나 미국(74달러), 프랑스(70달러)보다는 많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체크카드 등이 대중화돼 일반 직장인들의 현금 보유액은 낮았으나 자영업·사업자들의 현금 보유액이 많아 평균 7만7,000원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한은이 지난해 7월 설문조사한 결과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용카드 의존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았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시 금액의 절반(51%)은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프랑스(3%)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며 독일(7%), 미국(28%), 캐나다(41%) 등 세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신용카드 보유 비중도 높아 성인 남녀 열에 아홉(89%)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었다. 역시 캐나다(81%), 미국(67%), 네덜란드(62%) 등 비교 대상 7개국 중 제일 높았다.
한국인의 씀씀이를 요일별로 보면 주말의 비중이 높았다. 전체 지출의 절반(46.4%)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집중됐다. 시간대별로는 오후6~8시의 지출이 전체의 24.8%로 제일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저녁시간대 식사나 술값이 결제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