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개의 앞면 생산… 3공장만의 실험
압박감 큰 직원 위해 이벤트 기획 등 남성 비율 높은 현장서 활력소
전직원 K5 명성 잇기 노력중이죠
'3,000분의 5', 기아자동차 대표 중형 세단 '신형 K5'를 생산하는 '화성 3공장'의 여성 직원 숫자다. 군(軍) 부대 이상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자동차 제조현장에서 활약 중인 '여성 5인방'은 'K5'의 성공적인 데뷔를 책임진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신차에 탑재되는 다양한 옵션을 결정하는 것부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공장 내 이벤트를 기획하는 일까지 '5인방'의 역할은 자동차 제조과정만큼이나 다양했다.25일 이들을 만나기 위해 기아차 화성공장에 들어서자 총면적의 60% 이상을 바다를 메워 만든 공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웅장하고 짜임새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총 3개 생산공장과 엔진·변속기 공장, 시험연구동, 고속주행시험로 등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한 기아차의 주력공장인 이곳은 하루 2,500대를 생산해 이 중 70%를 전 세계 170개국으로 수출한다.
특히 화성 3공장에 들어서자 지난 2010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140만대나 팔린 'K5'의 후속작을 생산하는 곳답게 생산직원들과 기계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신형 K5'는 약 4년간 총 4,900억원이 투입된 기아차의 야심작이다. 3공장에서 만난 여성 5인방이 신형 K5를 "출산의 고통을 겪으며 낳은 자식 같은 존재"라고 표현할 만큼 후속작에 대한 공장 직원들의 부담감은 상당했다.
이연미 생산운영3팀 사원은 "최고의 품질을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공장 내 분위기가 극도로 경직돼 있었다"며 "생산운영3팀에서 K5 생산직을 대상으로 가족초청 행사, 사진 콘테스트 등을 기획해 직원들의 긴장을 풀어줄 만큼 준비단계부터 큰 공을 들인 차"라고 설명했다
신형 K5는 프레스-차체-도장-조립-검사를 하는 동안 수백 가지의 공정을 거친다. 철판을 재단하는 최초 공정에서 시작해 270여대 로봇이 총 4,800번의 용접을 통해 차체 골격을 만들었다. 공장 내부에서도 '모던'과 '스포츠'로 구분되는 서로 다른 앞면 디자인은 신형 K5를 생산하는 3공장만의 새로운 실험으로 통한다. 특히 '2.0 가솔린' '1.7 디젤' '1.6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터보' '2.0 LPi' 등 총 5개 엔진 라인업은 생산과정을 더욱 까다롭게 만든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난 부분은 안전장치 검사 과정이다. 운전자의 하체를 보호하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비롯해 총 7개의 에어백과 함께 '섀시 통합제어 시스템(VSM)'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HAC)'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 등의 안전장치가 대거 기본으로 적용되면서 안전장치 점검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었다. 신형 K5에 최초로 적용된 휴대폰 무선충전 등 대폭 늘어난 옵션 때문에 임소연 생산관리3부 사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임씨는 "긴급 제동보조 시스템, 워크인 스위치 등 고객이 고를 수 있는 경우의 수만도 1,000여개에 달한다"면서 "고객 요구에 맞춰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화성3공장의 목표는 무결점 K5를 생산하는 것이다. 큰 사랑을 받은 차였던 만큼 작은 흠이라도 잡히기 싫은 게 직원들의 마음이다. 김경미 조립3부 사원은 "매일 생산 차량을 대상으로 합격한 차와 결점이 있는 차를 구분해 꼼꼼히 점검한다"며 "전 직원이 K5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품질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