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공업제품과 서비스물가가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3.1%를 정점으로 2월(2.7%)과 3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2%대 초반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진입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하며 2009년 11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물가가 이처럼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은 지난해와 비교해 환율이 상대적으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 '3월 위기설' 등으로 환율이 1,300원대 후반을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1,100원선을 지키며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또 지난해 2월 4.1%, 3월에는 3.9%를 기록하는 등 높은 물가상승률이 올해 안정 '기저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분야별로 보면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8.7% 올랐다. 특히 신선채소는 19.2%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배추가 무려 104.3%나 올랐고 파(71.9%), 감자(42.3%)도 많이 올랐다. 예년과 달리 3월에도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리는 등 기후가 좋지 않은 영향이 컸다.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다른 부문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농산물ㆍ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 오르는 데 그쳤다. 공업제품이 3%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기는 했지만 휘발유 등 석유류(11%)를 제외한 내구재(-0.9%)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 부문 물가도 집세(1.6%), 공공서비스(1.4%) 등이 안정세를 이어가며 변화가 거의 없었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올 들어 날씨가 좋지 않아 채소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공업제품ㆍ서비스 부문 가격안정에 따른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보다 물가상승률이 다소 낮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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