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본격적인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고배당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주에 직접 투자하면 투자시기와 종목 선택에 따라 투자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배당주펀드는 다수의 고배당 주식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시중금리를 웃도는 초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배당주펀드 27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10월31일 기준 5.23%를 기록해 국내 주식형펀드(3.92%)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별로는 'IBK그랑프리포커스배당 1A[주식]'의 수익률이 12.19%로 가장 좋았다. 지난 2003년 설정된 대표 배당주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이 11.35%로 뒤를 이었으며'KB배당포커스자(주식)A Class'도 6.67% 로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들 펀드가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배당시즌을 앞두고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고배당주를 편입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IBK그랑프리포커스배당 1A[주식]'의 경우 (10월 30일 기준) 삼성물산(7.51%), LG(5.24%), 삼성SDI(3.15%)등을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삼성SDI는 3ㆍ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35.2%증가한 1조5,204억원을 기록해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500원(배당률 1.1%), 우선주 1주당 1,550원(배당률 3.2%) 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KB배당포커스자(주식)A Class'도 대표적 고배당주인 S-Oil(3.27%)을 비롯해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코라오홀딩스(4.08%)를 편입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영밸류고배당(주식)C1'역시 대표적 고배당주인 KT(5.03%)는 물론 연 평균 6%대의 배당을 실시하는 '맥쿼리인프라펀드'(2.31%)를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보통 배당주의 주가는 8월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배당주펀드는 편입종목의 주가 상승분에 더해 배당수익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이 크다"며 "배당주의 주가 하락폭이 시가배당률 이상으로 크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목표했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하락장에서도 배당금으로 주가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특히 배당주펀드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때 매력이 커진다. 지급받은 배당금을 재투자해 복리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1년간 배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78%에 불과하지만 3년 수익률은 15.87%로 껑충뛴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장기투자 문화가 자리잡지 않아 투자자들이 배당을 받으면 바로 환매를 통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배당주펀드의 경우 3~5년간 장기 투자하면 수익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무늬만 대형주펀드'도 있는 만큼 시가배당률에 중점을 두고 운용하는 펀드를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31%이지만 시가배당률이 이 보다 낮은 배당주 펀드는 전체 27개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나 된다. 이들 펀드의 경우 대부분 삼성전자나 현대차 비중이 높은 편인데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주가 상승에 기대 수익을 낼 뿐 정작 배당수익 의존도는 낮다는 얘기다. 만약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다른 종목에서 얻은 배당수익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우선주도 적극 편입… 배당률 보통주의 3배 달해 한동훈기자 hooni@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