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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폰/정보대중화 첨병 「시티폰」 시대 개막
입력1996-12-10 00:00:00
수정
1996.12.10 00:00:00
이재권 기자
◎이용료·단말기 값 이동전화의 3분의1 수준/삐삐와 동시사용땐 발신전용 약점 말끔히/한통 20일 서울지역 서비스… 상용화 초읽기값싸고 품질좋은 통신서비스 「시티폰」이 몰려 온다. 시티폰은 「CT2(Cordless Telephone Second Generation)」를 국내 사업자들이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 서비스명칭. 시티폰은 가정용 무선전화기(CT1)를 집밖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휴대폰처럼 이동성을 부여한 것. 시티폰은 전화를 걸 수만 있고, 걸려온 전화를 받을 수는 없어 「발신전용 휴대전화」로 불린다. 시티폰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한바탕 파란이 일 전망이다.<편집자주>
「단말기값이 15만원에, 한달 이용요금은 2만∼3만원.」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이 정도의 코스트가 든다면 거의 삐삐 수준에 불과하다. 삐삐를 찰 정도의 경제능력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같은 비용으로 휴대폰처럼 이동하면서 전화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은 구매욕심을 낼만한 통신서비스다.
바로 내년 2월부터 상용화되는 「시티폰」얘기다.
시티폰은 삐삐 이용자가 갖고 있는 갑갑증을 일거에 덜어준다. 호출받고 전화기 있는 곳을 찾으러 헤맬 필요가 없다. 단말기만 있으면 호출받자마자 전화를 걸어 애타게(?) 찾는 사람과 연결할 수 있다.
이렇듯 편리하면서도 시티폰 요금은 이동전화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통신과 서울이동통신, 나래이동통신 등 시티폰사업자들이 정보통신부에 인가를 요청한 요금수준은 시내전화의 경우 10초당 8원. 현재 이동전화요금이 10초당 24원(신세기통신), 28원(한국이동통신)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요금메리트다. 시티폰으로 시외전화를 걸면 10초당 15원이다. 이 역시 이동전화보다 크게 낮은 수준.
시티폰으로 장거리 시외전화를 걸 경우에는 유선전화보다 오히려 싸게 먹힌다. 서울에서 3대역거리에 속하는 부산·광주·제주 등은 시외전화요금이 27초당 41원60전이다. 10초당 15원40전꼴이다.
그러나 시티폰으로는 거리에 관계없이 10초당 15원이다.
따라서 시티폰으로 장거리 시외전화를 걸면 근소하나마 일반전화보다 싸다는 결론이다.
단말기값은 휴대폰의 3분의1도 안된다. 휴대폰은 최신형이 1백만원을 쉽게 넘고, 보급형이라도 60만∼70만원을 호가한다. 반면 시티폰 단말기값은 16만원 정도다.
고가의 단말기값과 한달에 5만∼6만원, 많이 쓰면 10만원을 넘는 이용료 때문에 높아만 보이던 휴대폰 장만의 벽은 시티폰에는 없다.
대부분의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평소 휴대폰전원을 꺼둔다. 배터리문제 때문이다. 대신 이들은 삐삐로 그 공백을 메운다. 수신은 삐삐로, 발신은 휴대폰으로 한다는 이용전략이다.
그럴 바엔 휴대폰을 시티폰으로 대체해도 이용자 입장에선 달라질게 거의 없다. 서비스의 효용만 따진다면 「삐삐+휴대폰=삐삐+시티폰」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법하다. 휴대폰이용자들도 대개 삐삐를 같이 이용한다는 전제에서는 그렇다.
시티폰의 위력은 여기서 나온다. 서비스 이용의 만족도는 휴대폰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용의 코스트는 휴대폰에 비할 바 없이 싸다는 것이다. 시티폰은 절묘하게 휴대폰과 삐삐의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틈새서비스다.
서비스의 효용이나 비용, 심지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득계층면에서도 시티폰은 안성맞춤격으로 휴대폰과 삐삐의 중간이다.
시티폰의 통화품질은 디지털 이동전화보다도 월등히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티폰 역시 기술방식은 디지털. 그러나 이동전화는 한사람이 통화할 때 점유하는 주파수폭이 8㎑인데 비해 시티폰은 1백㎑이다. 주파수폭이 넓다는 것은 정보가 흐르는 파이프가 그만큼 크다는 뜻.
이동전화가 좁은 파이프라인으로 음성정보를 전하려다 보니 상대적으로 음질이 저하되는데 비해 시티폰은 넓은 파이프로 물을 쑥쑥 쏟아붓는 격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통신의 자체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티폰의 음질은 기존 유선전화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시티폰서비스는 이제 초읽기단계에 접어들었다.
서비스 개시가 가장 빠른 한국통신이 오는 20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서비스에 들어가고 내년 2월부터는 상용화를 시작한다. 서울이동통신·나래이동통신 등 전국 10개의 「015」무선호출사업자들도 내년 1월 일제히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황금시장 수도권에서는 이미 12월부터 한국통신과 서울·나래이동통신이 가입예약에 들어가 벌써부터 가입자 유치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97년은 이동전화 선발업체인 「011」 한국이동통신과 「017」 신세기통신이 이룩한 아성에 한국통신을 앞세운 「시티폰군단」이 거센 도전을 펼친다.<이재권>
◎“시티폰,「시한부 상품」 아니다”/별도 시설투자 필요없어 가격경쟁력 월등/PCS이동전화 틈새서 연30% 성장 가능
「개인휴대통신(PCS)이 나오면 시티폰은 망한다?」
통신업계 일각에선 내년 2월 시티폰이 상용화된 뒤 연말에 PCS가 나오면 시티폰의 입지가 위태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PCS는 단말기값과 요금면에서 이동전화와 시티폰의 중간형태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시티폰은 약 2백m의 기지국반경을 벗어나면 통화가 끊어지고 착신이 안되는 약점이 있다. 하지만 PCS는 착·발신이 다 되고, 고속주행중에도 통화단절이 발생하지 않는다. PCS가 시티폰보다는 비싸지만 성능은 이동전화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보면 이같은 관측이 부분적으로 일리 있어 보인다.
그러나 시티폰진영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적어도 시티폰시장이 최소한 5년간은 매년 평균 30∼40%대의 고성장을 지속하리라는 것이다.
한국통신 무선사업본부의 이종식 시설부장은 PCS가 요금·단말기값에서 「구조적으로」 저렴한 서비스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PCS는 현재의 이동전화와 개념이 똑같다. 독자적인 PCS망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전국규모의 시설을 갖추려면 한사업자당 1조∼2조원의 투자가 든다. 반면 시티폰은 기존 전화망을 그대로 이용한다. 때문에 전국망을 갖추는데 2천여억원이면 된다. 시티폰 단말기는 출력이 낮아 16만원 정도로 싸게 만들 수 있지만 PCS는 기존 휴대폰과 큰 차이가 없다. PCS의 막대한 시설투자는 그대로 요금에 반영될 것이고 단말기도 시티폰보다 고가일 수 밖에 없다.』
그의 말은 시티폰이 「싸다」는 절대강점을 갖고 있어 이동전화와 PCS의 틈바구니에서도 차별화된 시장을 갖는다는 것이다. 공급자적 시각, 즉 기술적으로는 PCS가 우수한 서비스임에 틀림없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돌아보면 시티폰이 나름대로 쓸모와 탁월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으로는 처절한 시장논리에 따라 시티폰사업자들이 「시티폰의 생존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서비스혁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점도 시티폰이 쉽게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근거로 제시된다.<이재권>
◎인터뷰/서용희 한국통신 무선사업본부장/98년말 자동착신·이동서비스 제공/2001년 총가입자 344만명 달할것
『시티폰은 이동전화처럼 완전한 형태의 이동통신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단말기가격과 요금에 관한 한 다른 서비스가 따라 올 수 없는 장점을 가져 우리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통신의 시티폰사업을 총괄적으로 지휘하는 서용희 무선사업본부장은 결코 시티폰의 장점만을 과장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티폰서비스가 갖는 한계가 정확히 알려져야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될 것임을 강조한다. 『결국은 소비자가 어느 서비스를 쓸 것인지 선택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티폰은 누구한테 필요한 서비스라고 보나.
『시티폰은 통화품질이 이동전화보다 뛰어나고 요금은 3분의1 수준이다. 반면 착신이 안되고 통화중 기지국 경계를 넘어갈 때는 끊기는게 약점이다. 따라서 오피스타운이나 상가내, 상인, 청소년, 주부 등 이동성이 크지 않은 이용자들이 주 수요계층이 될 것이다.』
시티폰 사업전망은.
『일부국가의 예를 들어 반신반의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미 시행착오를 거쳤기 때문에 시티폰은 이동전화·PCS와 함께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다. 가입자는 내년 94만명, 2001년 3백44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티폰이 안고 있는 단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지국 이동간에도 통화할 수 있게 하는 핸드오버기술은 내년부터 전자통신연구소와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 98년 하반기부터는 서비스에 반영된다. 착신기능은 이미 시스템과 단말기가 갖고 있다. 다만 정책적으로 허용해주느냐가 관건이다. 98년 하반기께는 시티폰이 자동착신과 완전한 이동성을 갖추게 돼 일본의 PHS(개인휴대단말기)처럼 CT3수준에 올라선다. 여기에 데이터전송까지 더하게 되면 2000년대초 플림스로 발전할 것이다.』
서비스 초기 시티폰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선 015 무선호출사업자들과의 협력이 긴밀해야 할 것으로 보는데.
『그 점은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이미 기지국 공동이용협약을 체결했고 브랜드도 시티폰으로 통일했다. 또 시티폰을 더욱 나은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술개발도 같이 할 생각이다. 각종 이벤트도 공동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마케팅 경쟁은 서로 양보할 수 없을 것이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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