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드디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에 메스를 들이댔다. 양도세와 종부세는 참여정부 때 집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활용된 대표적인 세제다. 더구나 정부 여당은 종부세의 추가 개정을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이고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도 개편 움직임이 있어 두 세제의 완화 작업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종부세의 경우 농어촌특별세를 폐지하면서 다른 세목과는 달리 본세 통합 없이 폐지해 종부세 부담을 추가로 인하하는 속보이는 개편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1일 9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세대1주택자 장기 보유자의 양도세를 대폭 낮추는 내용 등의 ‘2008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6억~9억원 이하 1주택자, 양도세 완화 최대 수혜=1주택 장기보유자의 양도세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흔적은 곳곳에서 보인다. 기존 양도세 중과 대상이었던 6억~9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 이번 양도세 완화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1세대1주택자는 17만가구다. 정부는 먼저 고가주택의 기준을 기존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했다. 양도시점에서 실거래가 9억원 이하의 주택은 거주ㆍ보유요건만 충족하면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또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가 연 4%씩 올라가 20년 보유시 80%를 공제하던 것을 내년부터는 연 8%씩 상승, 10년만 보유하면 최대 80%의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양도세율도 종합소득세 과표구간과 일치시켜 3%포인트 낮췄다. 2009년도에 2%포인트, 2010년에 1%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개정된 양도세 구간과 세율은 1,200만원 이하가 6%, 1,200만~4,600만원 15%, 4,600만~8,800만원 24%, 8,800만원 초과 33% 등이다. 이 같은 조치로 장기보유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9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장기 보유 시에는 양도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게 됐다. 예컨대 10년 전에 2억원에 산 주택을 거주요건을 채워 현 시점에서 10억원에 팔았다면 종전에는 5,000만원의 양도세를 내던 것을 앞으로는 100만원 정도만 내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항도 일부 조정, 근무상 형편으로 주택을 취득해 2주택이 된 경우 외에 ‘취학’이나 ‘장기요양’으로 2주택이 된 경우도 중과에서 배제된다. 다만 취득 시 3억원 이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새로 들어가 투기수요를 억제했다. 이에 따라 지방의 학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에 3억원 이하 아파트를 사서 유학을 보낼 경우 실수요로 인정해 팔 때 양도세 중과에서 제외하고 일반 세율로 세금을 낸다. 양도세를 완화하는 대신 정부는 거주ㆍ보유 요건은 강화했다. 서울과 과천ㆍ분당ㆍ일산ㆍ평촌ㆍ산본ㆍ중동 등 5대 신도시는 3년 보유, 2년 거주에서 3년 보유, 3년 거주로 강화됐다. 또 비수도권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은 3년 보유, 2년 거주를 충족해야만 양도세 비과세(1세대ㆍ1주택 기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한편 우회양도를 통한 조세회피 방지 조치는 강화,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은 자산을 양도 시에도 양도소득세를 이월 과세하도록 했다. ◇종부세 개정도 시동… 농특세 본세 통합 안 해=종부세의 개정도 시동을 걸었다. 먼저 과표적용률을 매년 10%포인트씩 올리던 것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했다. 참여정부 때 계획대로라면 종부세의 과표는 지난해가 80%, 올해가 90%, 내년이 100%가 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수준인 80%로 묶었다. 이는 주택 값이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과표 상향 조정으로 종부세 부담이 증가하는 사례를 막기 위함이다. 또 종부세 세부담 상한선도 기존 300%이던 것을 150%로 낮춰 올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전년도 보유세의 150%를 넘으면 초과 분은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아무리 올라도 50% 이상씩 오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종부세는 이외에도 납부세액의 20%를 내야 하는 농어촌특별세가 2010년부터 폐지됨에도 불구, 본세통합 대상에서는 제외함에 따라 납세자의 부담을 추가로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폐지되는 농특세ㆍ교육세 등은 모두 본세에 통합되는 반면 종부세만 본세 통합 없이 폐지해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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