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매각방식이 대주주와 인수후보자 각각의 이해관계에 매여 난항을 겪고 있다. LG카드 1대주주이자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금융감독당국의 결정을 받아들여 공개매수를 추진하자 2대주주이자 인수후보회사인 농협이 소액지분을 사들여 주주를 10개 이하로 줄여 원래대로 경쟁입찰을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는 이유로 불가피하게 인수전에 참여하지 못한 3대주주 우리은행은 운영위원회 결정의 적법성 여부를 들고 나오면서 가급적 지분을 비싸게 팔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부각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은 비교적 여유 있게 공개매수를 지지하고 나서 LG카드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28일 저녁 산업은행 측과 만나 채권단 운영위원회 표결로 매각방식을 확정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옳은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LG카드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산업ㆍ농협ㆍ우리ㆍ기업 등 4개 은행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3개 은행의 찬성으로 매각방식이 결정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농협과 신한이 주주(매각 주체)인 동시에 인수 후보라는 특이한 구조”라고 이의를 제기하며 “이런 구조에서 농협이 포함된 운영위원회의 매각방식 결정에 이의가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법률적 검토를 제시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LG카드 매각 운영위원회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혹간 공개매수방식에 반대하는 인수후보회사들이 불참해 신한이 단독으로 응찰했을 경우 인수가가 낮아질 경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방식에 반대하는 농협ㆍ하나은행 등이 매각방식 변경을 이유로 응찰을 포기해 신한이 단독으로 응찰했을 때 제시된 인수가를 정상적인 가격으로 볼 수 있느냐 하는 것도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LG카드 매각작업은 신한 측이 인수자문사를 교체하는 등 시빗거리가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인수후보들이 의향서를 제출한 후 두달이 지나서야 LG카드가 증권거래법상 공개매수 조항에 적용된다는 사실이 불거져 ‘점입가경’의 양상을 맞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산은이 ‘지분 매각 대상 채권단 수 축소’ 또는 ‘경쟁입찰방식을 접목한 공개매수’ 등 2가지 대안을 제시했지만 주요 채권은행들이 인수 후보로 나선 구조 속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소액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수에 돈이 더 들더라도 공개매수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농협 측은 “공개매수로 채권단의 매각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면 산업은행이 나중에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석하자면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 측이 공개매수를 선호하고 지분율이 높지만 정부당국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고 있는 농협 측이 경쟁입찰을 원하는 형국이다. LG카드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농협이나 신한측 모두 채권단 전체를 고려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볼 때는 우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산업은행 측은 “법률 자문사를 통해 우리은행이 제기한 문제의 법률적 검토를 의뢰했다”며 “제기할 수 있는 모든 의문을 해소한 후 운영위원회에 부의해 매각방식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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