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 인수' 파장은… 통신-DMB-케이블TV 업계 방송시장놓고 '무한경쟁' 예고SKT, 주요 플랫폼·콘텐츠 모두 확보3세대 실시간 TV서비스 진출 채비미디어시장 지각변동 불가피할듯 권경희 기자 sunshine@sed.co.kr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최근 1조877억원을 들여 하나로텔레콤의 주식 38.89%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방송과 통신 간 서비스 영역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로 대표적 유료방송인 케이블TV업계는 KTㆍSKT 등 대표적 ‘공룡 통신’사들과 방송시장을 놓고 앞으로 더욱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방송통신 새 강자 SKT=SKT의 유선네트워크 확보는 위성방송ㆍ인터넷TV(IPTV)ㆍ이동통신ㆍ포털ㆍ초고속인터넷ㆍ유선전화 등 주요 플랫폼과 망을 확보하게 됐다. SKT는 포털사이트 네이트ㆍ싸이월드ㆍ엠파스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85.9%)와 위성DMB TU미디어(32.7%)의 최대 주주로서 플랫폼과 콘텐츠 기반을 갖고 있는 것 외에 드라마 제작ㆍ연예매니지먼트를 주 사업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기업 iHQ(34.1%)와 서울음반(60.0%)을 인수해 콘텐츠 보유력도 상당하다. iHQ가 인수한 케이블MPP인 YTN미디어(YTN스타ㆍ코미디TV)와 영화 ‘괴물’의 제작사로 잘 알려진 청어람 등도 SKT의 콘텐츠 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SKT는 이미 무선인터넷 서비스 ‘준(JUNE)’을 통해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채널의 실시간 방송을 해왔고, ‘멜론’을 기반으로 온라인음악서비스 시장도 다져왔다. 그리고 조만간 가전업체(삼성, LG)와 콘텐츠업체(조인스닷컴, 판도라TV, GS홈쇼핑) 등과 함께 ‘365℃’라는 TV포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오픈마켓도 준비 중이다. ◇모바일TV ‘새판짠다’=특히 SKT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앞세워 새로운 모바일TV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손 안의 TV’라고 하면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떠올렸다. 현재 지상파 DMB가 7개 채널, 위성DMB는 18개 TV 채널을 내보내고 있다. SKT는 자회사인 TU미디어를 내세워 위성DMB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TU미디어는 방송규제에 묶여 제대로 방송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반면 SKT의 동영상 서비스인 ‘준(june)’에서는 10개 실시간 TV 채널을 내보내고 있다. 실시간 TV는 이미 2세대 서비스 때부터 시작됐지만 전송 속도가 빠르지 않아 화면이 자주 끊겼다. 그러나 2세대보다 전송 속도가 6배나 빠른 3세대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화면 품질도 좋아진 것이다. 또 언제 어디서나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지상파DMB는 건물 지하 등에선 잘 잡히지 않지만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실시간 TV는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이면 어디서나 보고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TV 방송을 인터넷을 통해 전달하는 IPTV가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면 실시간 TV 서비스 기술은 모바일 시장에서 방송의 벽을 넘고 있는 셈이다. SKT는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키 하나만 누르면 바로 TV를 볼 수 있고 채널 전환도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실시간 TV 기술도 날로 발전할 전망이다. ◇방송ㆍ통신업계 ‘긴장’=이 때문에 방송업계에선 이통사의 실시간 TV가 기존 DMB 시장을 잠식할까 경계하는 눈치다. 지상파 DMB의 경우 단말기가 700만 대 이상 보급됐지만 무료 서비스라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가입자 대부분이 휴대전화 단말기를 쓰는 위성 DMB는 실시간 TV와 직접적인 경쟁을 해야 할 판이다. 휴대전화 고객들이 데이터 정액 요금만 내고 실시간 방송과 무선 인터넷을 동시에 즐기려 한다면 한 달에 1만1,000원 정도를 받는 위성DMB의 설 땅은 좁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SKT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WCDMA)과 IPTV서비스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SKT는 유무선 연계라는 강점을 살려 유선 IPTV시장과 관련 규정이 없는 무선 IPTV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유선 IPTV시장 진출만으로도 동일한 사업모델을 지향하는 KT 등 통신업계에게도 위협적이지만 방송업계에도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T가 유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때 사업파트너로 선택했던 케이블TV업계는 충격이 더 크다. SKT의 IPTV진출은 파트너 관계를 불투명하게 할 뿐 아니라 경쟁관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SKT가 현재 케이블업계와 다양한 결합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직접 IPTV 시장 진출을 함에 따라 향후 어떻게 대응할 지 고민”이라며 “연간 매출이 조단위를 넘는 통신업계도 두려워하는 SKT를 매출 억단위의 케이블TV업계가 과연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2/09 18:55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