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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에티오피아 하다르에서 인류 최초의 여성인 '루시'의 화석이 1974년 발견됐다. 320만년 전 첫 직립보행을 했던 '인류의 어머니' 루시는 한때 고고학계와 인류학계의 화두로 등장하기도 했다. 예술계에도 루시는 많은 작가들이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재일 설치작가 중견작가 최재은(54)은 로댕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루시의 화석에서 영감을 받아 시간과 존재에 대해 인류학적 상상력과 해석을 시도한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일본으로 건너가 꽃꽂이와 디자인을 공부하고 1980년대 조각ㆍ설치ㆍ영상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벌여왔다. 예술과 과학의 접목을 시도해 시간과 존재를 철학적으로 해석한 작품은 상파울로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또 그는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에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작품을 소개하는 등 해외에서 기반을 다진 작가다. 국내에서는 그 동안 활동이 뜸했지만 해인사에 있는 성철스님 사리탑 '선의 공간', 삼성의료원 앞 설치작품 '시간의 방향'이 그의 작품이다. 전시에는 한백옥(漢白玉)을 소재로 루시의 골반뼈를 형상화 한 거대한 조각 '루시'를 비롯해 루시가 발견됐던 에티오피아 인근지역의 흙에 묻어 화석화 한 종이로 만든 '월드 언더그라운드 프로젝트 마사이 마라 시리즈' 보석 호박 속에 들어있는 벌레를 통해 기억의 시간을 상기시키는 '별을 바라보다' 그리고 일본 부토춤의 대가인 유시오 아마가추의 신체적 움직임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영상작품 '희로애락' 등 최근작을 소개한다. 전시는 11월 18일까지 (02)2014-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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