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대한 잇단 과열 경고와 긴축 우려 제기로 중국 펀드 열풍이 가라앉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고성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인데다 마땅한 다른 투자처가 부각되지 않고 있어 중국열기가 조금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지나친 자금 집중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며 중국 펀드 유입 규모가 줄고 있다”면서도 “일시적 둔화는 나타날 수 있겠지만 자금 유입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6일 자산운용협회 등에 따르면 2주 연속 1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던 중국 펀드의 자금 유입액은 최근 한주(18~24일) 동안 6,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지난주 해외 주식형펀드로의 주간 유입액은 7,709억원, 하루평균 1,500억원으로 이달 2주차까지 일평균 4,300억원이 유입되던 규모의 30% 수준에 그쳤다. 또 지난 23일과 24일 기준 해외 주식형펀드로의 하루 자금 유입액은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1,000억원대를 밑도는 등 최근 해외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이처럼 해외 주식형 펀드 수탁액이 줄어드는 이유는 해외 주식형펀드 유입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주식형펀드인 신한BNP자산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ㆍ2’(모펀드 기준)의 경우 이달 들어 19일까지 하루평균 760억원이 꾸준히 유입됐으나 22일부터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22일에 78억원, 23일과 24일에도 각각 246억원과 146억원이 빠져나갔다. 또 다른 중국 펀드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도 이달 들어 19일까지 하루평균 873억원씩 유입되다가 22일에는 유입액이 53억원으로 줄었다. 23일과 24일에도 각각 275억원, 46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중국 펀드에서 분산된 자금은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국내형 주식형 펀드와 브릭스 펀드 등 중화권 관련 펀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브릭스펀드의 중국 편입 비중은 평균 40%, 친디아 펀드의 중국 편입 비중은 평균 60~70%선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중국을 떠나 이동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해외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펀드는 슈로더투신운용의 ‘슈로더브릭스주식형펀드’로 한주 간 1,978억원이 증가했다. 또 자금 유입 상위 10개 해외 펀드는 중국 5개, 브릭스 4개, 친디아 1개로 나타났다. 이들 10개 펀드 모두 펀드 자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중국에 투자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에 비해 설정액 증가 펀드 중 중국 펀드가 소폭 줄어들고 브릭스 펀드가 소폭 늘었다”며 “환매자금은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국내 주식형 펀드와 브릭스 펀드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기보다는 범중화권 펀드로 자금유입이 분산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중국의 빠른 주가상승 속도에 대한 경계가 이들 시장으로 분산 투자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순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는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부각되고 있지 않고 중국 경제의 성장세도 견조하다”며 “일시적인 둔화세를 나타낼 수는 있으나 기타 시장 대비 상대적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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